부정관사 a가 나의 탱크속에서 정관사 the가되길...

김희재 作 탱크를 읽고

by 김윤정

초등학교1학년 아들이 학원숙제를 하다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아빠 여기는 a가 맞아 the가 맞아?

아이아빠는 문제집을 들여다 보다 "음..이게...가산명사..음..불가산명사.. 가산명사일때 일반적이면..음 그게 아니고 근데 가산 불가산 알아?"라며 나를 처다본다.."알겠냐? 8세 ..가산불가산? 부정관사 정관사?" 서로 마주친 6개의 눈들이 폭소를 자아냈고 "야야 이거 지금 설명한다고 알것도 아니고 그냥 이거다 싶은걸로 골라서 적어 ㅋㅋㅋ" "그래 뭐 그렇게 해~" 서로 뒤섞인 각자의 음성속에 뭣때문에 웃는지도 모르는 막내도 꺄르르꺄르르 한다 . 그렇게 a day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뜨거운 여름밤이 우리 넷에겐 아주아주 어려운 그래머숙제로 온가족 웃음진 the day로 남았다.


열심히 나의 하루를 계획하고 나만을 생각하던 개인의 삶을 종료하고 누군가의 보호자로 살게 된지 이제 9년. 권태롭다라는 단어를 뜨문뜨문 생각하게 되는 날들이 많아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시절, 참으로 부지런히 나를 아끼고 단련시켰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고 다행스럽게도 결과가 나를 배신하지 않았던 경험이 더 많았다. 그덕에 소량의 자만심이.. 못할 건 없지..라는 기개(氣槪)가 나를 보호하고 있던때였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하고 지방으로 내려와 살아야 하는 이후의 문제들에 있어 일고의 고민 없이 결정내렸다. 자신.만.만 하게...

20205년 두명의 아이들은 쑥쑥 잘 자라고 있고 나도 그 못지않게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면 좋으련만.. 나의 43세는 아직도,,아니 어쩌면 점점 머무르고 있는 듯 하다.

권태로움이 이런건가? 느끼던 43세의 봄엔 '그래 내가 그간 너무 열심히 살았지..이제 좀 느긋하게도 살아보자..' 애써 게으름을 피우고 전에 없던 나태함을 만끽하며 즐기려 노력했다. 그런데 이게 그럴일인가? 나태함을 애써야 한다는게 한번 두번에서 세번 네번이 되니 더 불편하던데! 다시 내가원하는 나의 내일이 오늘을 디자인하게 해야겠다.

그런 중에 김희재님의 탱크를 읽게 되었다.

나에게 지금, 바로지금 나의 탱크가 필요하다.

나의 탱크는 소설속 탱크 처럼 나와 나의 이상을 잇는 매개라기 보다.. 소설속 주인공들이 같은 공간이었지만 서로 달랐던 각자의 탱크를 이해하고 위로하려했듯 그저 나를 위로 하고 '오늘의 나'가 '원하는 나'를 사유할 수 있는 어떤 것이길 바란다. 그렇게 위로이자 격려인 나의 하루들이 나의 미래를 만들 수 있는것..

내가 그리는 나의 내일은 오늘보다 좀더 친절하고 좀더 용기 있는것. 나의 하루를 기록하고 나의 생각을 남기는 것을 나의탱크, 나만의 기도로 정했다.


뾰족구두를 신고 발을 내 딛을때 더 크게 힘주며, 한걸음 한걸음에 경추부터 힘을 주던 나의 30대 에게.. 더 많이 단련하고 덜 쉬고 더 많이 경쟁하고 덜 지기위해 온 힘을 다 했던 나의 30대 에게.. 묵묵한 나의 하루가 나의 용기이자 나의 친절인 나의 40대가, 오늘도 보물같은 the day라고 말 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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