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원회 참석 후 9일쯤 지나 등기로 심의 결과를 받았다.
강준이는 1호(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와 3호(학교 봉사 4시간) 처분이, 희준이는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 과정에서 이미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긴 힘들겠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충격은 컸다.
누가 봐도 명백한 공동 폭행이었는데 희준이가 ‘혐의없음’이라니 이해하기 힘들었다.
꾸준히 우리 사건을 상담해주셨던 변호사님은 “물을 뿌린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를 모르겠다. 법적으로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행한 물리력의 행사 일체를 의미하므로 두 아이 모두 공동 폭행이 맞다”며 어이없어하셨다.
4월 매트 사건도 사실로 인정받지 못했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으니 예상했던 결과였다.
억울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사보고서에 사실인 양 작성된 강준이의 거짓말 대부분을 심의위원회에서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조사보고서를 뒤집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불행 중 다행이었다.
변호사도 없이 그 엉터리 보고서를 뒤집을 수 있었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졌다.
다만, 물을 많이 먹고 숨쉬기가 어려워 도망가려는 은호에게 강준이가 가해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는 주장은 인정받지 못했다.
이 부분도 납득할 수 없었다.
도망치는 은호를 쫓아가 붙잡고 가해 행위를 계속하는 모습이 영상에 다 담겼는데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다니…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2가지였다.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결과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하거나.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가능했다.
어떤 선택이 은호에게 최선일까?
※ 다음 글은 'Ⅴ 학폭위 그 후'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