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진정제 14

무라카미 T

by 경미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소설 '노르웨이의 숲'이었다.

그 이후로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다른 작품들도 이어서 읽곤 했다.

장르 구분 없이 자유자재로 써 내려가는 하루키의 소설은 글을 조금이라도 쓴다는 입장에서는 탁월한 문장력과 소재선정 능력이 너무 부럽다.


하루키는 삶 자체도 흥미롭다.

그가 쓴 에세이를 보는 재미가 있다.

그중에 나는 '무라카미 T'라는 책을 접하고 책을 무조건 구입했다.

이번에 나를 사로잡은 것은 그의 문장이 아니라 색이었다.


그가 수집한 티셔츠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의 옷장에 걸린 옷에도 서사를 부여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마라톤이나 콘서트에서 구입한 티셔츠로 기억을 소환한다.

작가를 하면서 체력을 키우려 한 마라톤에서 꾸준히 참가해서 수집한 티셔츠도 인상적이었다.


"원숭이 조지 티셔츠도 어디서 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림이 그리워서 냉큼 산 것 같은데, 이 티셔츠를 입고 대로를 걸을 용기는 여간해서 나지 않는다. 바하마 해변쯤에서 스리슬쩍 다녀볼까 싶지만, 좀처럼 바하마까지 갈 여유가 없어서..."

귀여운 원숭이가 다리하나를 꼬고 머리에 팔을 두르고 누워있는 티셔츠다.

하루키는 티셔츠를 수집은 하는데 잘 입지는 않는 것 같다.

다른 티셔츠도 소소한 이유로 입지를 않으니깐

진초록 내지는 카키색인 전혀 튀는 색상이 아님에도 입지 않는 데에 약간은 소심한 그의 성격이 보였다.


아이쇼핑을 좋아하는데 다양한 색상의 티셔츠와 그 안에 하루키의 일상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서 무료하지만 편안하게 책을 보고 싶을 때 다시 꺼내 봐야겠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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