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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영 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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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Jan 26. 2023

아무튼, 수영

제가 한 번 써보겠습니다.


내 삶에서 가장 결별하고 싶은 것은? 무료함. 지루함. 익숙함. 평범함. 요즘 센터와 집만 반복하면서 살아가는데 지겹고 이대로 시간만 흐를까 봐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올해 하고 싶었던 수영과 방송댄스를 신청했다.

-2016년 1월 4일 일기-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일기를 써오고 있다. 매년 다이어리를 사고 보관하는 것도 일이라 5년 일기장으로 바꾼 지 8년 차. 벌써 1권의 다이어리(2016-2020)를 완성하고 두 번째 5년 일기장도 절반을 채워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은근히 꾸준스러운(?) 면이 있다.

첫 번째 일기쓰기.

두 번째는 수영하기.


다른 것은 금방 질려서 오래 못 가는데 저 두 개는 꾸준히 내 옆에 붙어서 지금의 나를 완성시켜주고 있다.

여전히 나는 수영장을 다니고 있다. 새벽 6시 수업과 저녁 7시 수업을 듣고 있으며 약속이 있는 날엔 저녁수업을 빠져야 하지만 새벽에는 나만의 시간이기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아침 늦잠도 수영 가는 날은 귀신같이 알고 날 찾아오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니 하루가 더 길어진다. 내가 새벽수영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다.


수영으로 인해 내 인생이 더 다채로워졌다. 하다 보니 살이 빠지고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사랑도 해보고 다른 직업의 사람들도 알게 되고 시모임도 참석해 보고 대회도 나가고 친구와 싸워도 보고 가족들이 서운해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2박 3일도 모자라다.


처음 수영을 배웠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진작 배워볼걸.. 그럼 지금쯤 접영을 더 잘했을 텐데..’

‘고등학교 아니 중학교 때부터 수영 배울걸! 왜 이제야 배우게 된 거야! 왜 주변 사람들은 수영이 이렇게 재밌는 거라고 나에게 알려주지 않은 거지?!’

철없는 투정이지만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어느 정도 영법을 알고 수영을 시작한 지 7년이 넘어가는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나처럼 후회하는 사람이 없도록 수영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자!’

이 또한 나에게 있어 작은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과거의 일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비록 주변에 수영전도 성공률 20%도 못 미치지만...


이제는 내 사랑 수영 덕질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수영과의 추억은 나 혼자만 간직하는 애틋한 사랑이었는데 이제 당당하게 공개사랑을 할 거다.


“저는 삶에 있어서 어느 정도 ‘덕질은 필수’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사람에 대한 덕질, 스포츠에 대한 덕질 등을 다 떠나서 어떤 것에 ‘팬’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살아가는데 재미가 있거든요, 내일 아침 눈 떠서 NBA 경기 플레이오프를 기대하고 있을 거고, 공연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거예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떠한 기대감을 가지고 살 일이 많지가 않잖아요.”

-방탄소년단 슈가 위버스 인터뷰 중-


내일의 수영이 기대되고 설레는 것 보면 난 수영을 덕질하고 있다. 맞네. 나 수영 사랑하네..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아직 <아무튼, 수영>은 없다. 매번 서점 갈 때마다 찾아본다. 여전히 검색결과에 나오지 않는 책을 생각하면  ‘혹시 내가 쓰게 되는 거 아니야?’ 하고 거침없이 큰 꿈을 꿔본다.

나의 기억과 수영을 향한 마음과 일기장을 참고하여 수영과 관련된 일들을 적어보겠습니다.


저만큼이나 아니 저보다 더 수영을 사랑하시는 분도, 수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분도, 수영에 전혀 관심 없는 분도 모두 환영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덕질 화이팅입니다!!


친구가 선물해 준 책과 사랑스러운 쪽지

사실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가장 큰 용기를 주었다.


2023.01.26 새벽수영 가는 길

매일 5시에 눈을 떠 수영을 가는 일과 눈 속을 뚫고 가는 일을 누군가는 대단하다고 말한다. (특히 지독한 집순이인 울 엄마와 동생)

하지만 수영장에 가면 온통 대단한 사람들뿐이다. 난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대단한 사람들과 매일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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