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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Apr 26. 2023

신입과 경력직

난 신입이다. 

카페 경력이 없으니까.


새로운 알바생이 채용됐다.

내가 알려줘야 하는데,

그녀에게서 의지하고 싶은 언니의 향기가 난다.


알고 보니 여러 카페 경력이 있었다.


손님 응대,

바쁠 때 음료 순서,

음료컵 준비,

커피머신 정리정돈,

재고 정리,

매장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여유까지

완벽했다.


나는 여전히 바쁠 때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테이크 아웃인지, 매장인지

아이스인지 핫인지 

영수증에 적힌 글자가 왜 이리 안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매장에서 무슨 노래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그저 보이는 곳을 깨끗이 닦고 또 닦는다.


이래서 경력직을 쓰는구나...

언젠가 나도 혼잡한 오후에

쭈르륵 나열된 영수증을 보고

매장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척척척척 음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경력직은 신입이 될 수 없지만

신입은 경력직이 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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