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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구링 May 15. 2023

천 원 아니 만원 버스

카페 영업시간이 변경되면서 미들에서 오픈으로 시간을 옮겼다. 2월부터 집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출근 시간대 외출은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잠시 잊고 있었다. 지옥철과 만원 버스를. 팔팔한 20대를 지옥철과 만원 버스 안에서 보냈기 때문에 이제는 안다. 시간을 계속해서 확인한다고 시간이 멈추는 것도 아니고, 초조해한다고 막힌 도로가 뚫리지 않는다는 것을.


비록 첫 출근은 시간 계산을 실패했지만, 초조하게 시계를 보는 대신 버스 안 사람들을 보았다. 모두 다른 얼굴의 사람들이 만원 버스 안에 있었다. 셔츠를 입고 단정하게 입은 사람도, 청바지를 입고 캐주얼한 옷차림도, 학생, 어르신, 여자, 남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봤다. 다들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어디로 출근을 하는 것일까? 퇴근하는 사람도 있을까? 지하철로 환승할까? 버스로 환승할까? 내리면 바로 일하는 곳 앞일까?


가끔은 지금 내가 경력을 이어나가지 않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 버스 안 사람들을 보고 알았다. 


세상엔 다양한 얼굴이 있고, 옷차림도, 출근하는 곳도, 출근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카페로 출근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모두 처음 살아보는 삶에 정답은 없다. 그러니까 꼭 내 나이에는 회사로 출근해야 정답! 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게 나를 위로하니 힘이 났다. 앞으로는 꽉 막힌 도로 위 만원 버스가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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