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년 동안 인간에 가장 큰 일은 먹고 사는 일이었고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전 세계 인구의 30% 내외가 비만과 과체중으로 고통 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1975년 이후 세계 비만인구의 수는 세 배가량 증가했다. 2016년 18세 이상 성인의 약 25%인 19억 명 이상이 과체중이었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9%인 6억5,000만 명 이상은 비만이었다.
2035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이거나 과체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이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됐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인구는 2035년 40억5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51%가 되고, 30 이상인 비만 인구는 19억14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24%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과체중 인구 비율은 2020년 38%에서 2025년 42%, 2030년 46%, 2035년 51%로 증가하고, 비만 인구 비율은 2020년 14%에서 2025년 17%, 2030년 20%, 2035년 24%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5~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증가율이 전체 연령층 중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10%에서 2035년에 20%로 높아지고, 여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8%에서 2035년 18%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20세 이상 성인 남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4%에서 2035년 23%로, 여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8%에서 2035년 27%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 미국인의 약 42%가 비만 환자이다. 2013년보다도 10% 이상 더 늘어났다.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일수록 비만이 많다.
국내에서 비만은 체질량지수 25이상으로, 2단계 이상 비만은 체질량지수 30이상으로 정의한다. 175cm인 경우 76.6kg, 91.9kg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비만이 2008년 35.9%에서 매년 2.1%씩 증가하여 2021년 44.8%이다. 2단계 이상 비만은 같은 기간 4.1%에서 작년 7.6%로 연간 6.3%씩 늘었다. 남성과는 달리 성인 여성의 경우 큰 변화가 없었지만, 2단계 이상 비만이 2008년부터 매년 3.1%씩 늘었다. 특히 19~39세 여성은 2단계 이상 비만이 2014년 이후 연 10.3% 상승했다.
존 스피크먼(John R. Speakman) 등 세계적인 ‘비만’ 학자들이 2022년 10월 런던왕립학회(Royal Society)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사회적인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힌 성격을 지닌다. 비만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만이 식탐이나 게으름 같은 한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비만은 1980년대 이후 크게 높아졌다. 이 시기에 인간 유전자에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람들이 의지력이 약화했을 리도 없다. 특히 초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을 지적한다. 1980년대 이후 과도한 가공식품 또는 초 가공식품 섭취로 비만한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 비만 국가 또는 사회의 문제이다. 가공식품, 초 가공식품 또는 ‘정크푸드’를 규제하고 이에 대한 교육도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