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유럽 교회는 10년마다 교인 수가 절반씩 줄어들었다. 미국에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개신교는 53%에서 48%로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고, 그리스도교 전체는 78%에서 73%로 줄었다. ‘특정 종교 없음’은 15%에서 19%로, ‘무신론’은 1.6%에서 2.4%로 증가했다(퓨 리서치센터). 2014년에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23%로 늘었다. 2018~19년 미국 성인 인구 가운데 크리스천이라고 답한 비율은 65%,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26%로 늘었다.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는 1980년~2004년까지 출생한 세대인데 이들 세대는 절반 이하가 크리스천이라고 답했으며 40%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 1928년에서 1945년 사이 태어난 고령 그룹에서는 84%가 크리스천이라고 답했으며 10%만이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 종교가 있는 국민은 43.9%, 없는 국민은 56.1%였다. 미국이 2014년 종교가 없는 사람이 23%인 것에 비하면 높다.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종교가 없는 인구는 젊은 층에서 높았다. 20대는 64.9%, 10대는 62%가 종교가 없다고 했지만,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 60대는 57.7%, 70대 이상은 58.2%가 종교가 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에서 개신교 19.7%, 불교 15.5%, 천주교이고 종교가 있다고 답한 국민의 98.3%를 차지한다. 원불교, 유교, 천도교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영남은 불교, 호남은 개신교 신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계속 1위를 지켰던 불교가 2위로 내려앉고, 2위였던 개신교가 1위로 올랐다. 과거 불교는 1995년 23.2%, 2005년 22.8%, 개신교는 1995년 19.4%, 2005년 18.2%였다. 우리나라는 동쪽은 불교가 강세를 보였고, 기독교는 서쪽에서 강세를 보여, 이른바 “동불서기” 현상이 나타난다. 동쪽 지역인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에서는 불교인이 42%로 가장 높았고 개신교인 비율은 광주와 전라 31%, 인천 경기 27% 등 서쪽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다.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주는 것은 청년층의 탈종교 때문이다.
탈종교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2023년 종교를 가진 한국인이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 중 2022년도 기준 종교인은 37%, 무종교인 63%로 집계됐다. 조사 시작 시점인 1998년 종교인 비율은 53%였다. 2017년에는 무종교인 비율이 53%로 종교인을 앞질렀다.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는 ‘종교에 관심 없어서’ 40%,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28%이다. 종교인은 여성 47%로 26%인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인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60대 이상의 경우 절반이 종교인인 데 반해 20대의 경우 종교인은 19%에 그쳤다. 개신교, 불교, 가톨릭 모두 2012년부터 감소세를 보인다. 2022년 기준 불교가 16.3%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가 15.0%, 천주교 5.1%로 그 뒤를 이었다. 개신교인 비율은 2012년 22.5%에서 2022년 15.0%로 줄었다. 2032년에는 10.2%로 예상된다. 개신교인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 35%,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29%이다. 교회는 과학의 발달로 세상은 달라졌는데도 전통적 목회 방식을 고수한 결과 몰려드는 세속주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젊은이들이 주도하는 시대흐름에 순응하지 못하면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위기의 본질은 신자들을 교회에 묶어둘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세계 종교계가 총체적 위기에 몰린 것은 종교가 더 이상 인간의 오랜 염원인 행복을 가져다주거나 평화세계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종교가 인간 사회에 갈등을 부추기고 세계평화에 걸림돌이 되면서 종교에 대한 실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의 문제점은 특별하다. 대형교회의 성직 세습 문제나 불투명한 재정 관리, 목회자들의 도덕성 문제 등도 종교의 위기를 불러온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자식에까지 대를 이어 강단을 지키겠다는 목회 세습이나 재산 갈등 등은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불교는 아예 재정 투명성 문제는 논의 자체도 거의 볼 수 없다. 돈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모든 종교가 자기가 제일이라는 것과 그 종교를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았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신교는 교회에 가거나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신앙은 그 자리에서 멈춰 버리고 만다. 여기다가 개신교인 상당수가 예수를 믿어 이미 구원을 받았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선한 일을 행할 때 천국에 가고 악행을 저지르면 지옥에 간다는 성경 구절은 무시한다. 또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불교도 마찬가지이다. 깨닫기만 하면 된다. 종교가기득권을 고수하며 현실에 안주할 때는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종교운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마르틴 루터나 장 칼뱅이 종교개혁의 봉화를 높이 들었던 것처럼 신종교가 등장하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대종교가 갖고 있는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고 종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제2의 종교개혁은 불가피할 수 있다(breaknews.com. 2015.3.24. 권오문, 종교의 미래를 말한다, 서평 편집). 세상을 걱정하여 종교가 생겼는데 반대로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고 있으니.
미국에서 2014년 3월 개봉한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가 2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6천만 불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을 거뒀다. 개봉 첫 주에 전미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고, 4주간 TOP 10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의 종교 인구는 감소하고, 종교 영화는 흥행을 거두는 아이러니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미국의 종교 인구는 750여만 명이나 줄었는데 신에 대한 영화가 흥행을 기록했다는 것은, ‘신’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에 이 궁금증이 교회에서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까. 세속화와 목사의 성추문이나 각종 비리, 세력 다툼과 세습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교회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나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가나안(안나가) 성도’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주목받을지 지켜볼 일이다(이뉴스투데이, 2015.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