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 식품은 ‘NOVA’라고 하는 식품분류 체계에서 나온 말이다. 제1그룹은 생고기, 과일 등 가공되지 않았거나 최소한으로 가공한 음식물이다. 제2그룹은 가공된 기름, 버터, 설탕, 꿀 등 요리 재료이다. 제3그룹은 가공음식이다. 제1그룹과 제2그룹의 음식을 보존하기 위해 가공된 빵 등이다. 제4그룹의 음식은 고도로 가공된 음식물이다. ‘정크푸드’라고도 불린다. 아주 낮은 원가의 재료와 장기 유통 가능 처리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음식이다. 예를 들어 피자의 경우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진짜 피자와 냉동피자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비용이다. 신선한 피자 파이는 냉동피자보다 몇 배의 비용이 들어간다. 가공식품은 ‘저급한’ 재료로 화학첨가제 등을 넣어 만든다. 가공 식품에 들어있는 첨가제 등은 건강에 좋지 않고 식탐을 가져와 비만에도 치명적이다. 가공식품을 팔기 위하여 식품회사들은 ‘기만적인’ 마케팅 전략을 짜고, ‘가짜’ 소송을 제기하고, 로비를 하고, ‘사기’ 같은 연구를 지원하여 가공식품의 문제점을 숨긴다. 20세기 이후 비만의 주원인은 바로 가공식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1975년에서 2020년까지 45년 동안 세계적으로 비만인 사람이 세배나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약 열배나 증가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비만이 심각하다. 도시에 사는 쥐도 그렇다. 우리나라도 성인 남성의 비만이 2008년 35.9%에서 매년 2.1%씩 증가하여 2021년 44.8%로 늘었다. 성인 여성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2단계 이상 비만이 2008년부터 매년 3.1%씩 늘었다. 특히 19~39세 여성은 2단계 이상 비만이 2014년 이후 연 10%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비만아동은 1975년 1100만에서 2016년 1억 2890만 명으로 40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셈이다.
2035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이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인구는 세계 인구의 51%가 되고, 30 이상인 비만 인구는 세계 인구의 24%로 증가할 것이다. 전 세계 과체중 인구 비율은 2020년 38%에서 2025년 42%, 2030년 46%, 2035년 51%로 증가할 것이다. 비만 인구 비율은 2020년 14%에서 2025년 17%, 2030년 20%, 2035년 24%로 꾸준히 늘어난다. 특히 5~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증가율이 전체 연령층 중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10%에서 2035년에 20%로 높아지고, 여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8%에서 2035년 18%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20세 이상 성인 남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4%에서 2035년 23%로, 여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8%에서 2035년 27%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에도 과식하고 많이 먹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그렇게 뚱뚱한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 수십 년 사이에 인간 유전자가 달라졌거나 갑자기 사람들이 식욕이 강해지거나 참을성이 약화했을 수는 없다. 그 원인은 너무도 단순했다. 바로 가공식품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비만’ 학자들이 2022년 10월 런던왕립학회(Royal Society)에서 토론회를 개최하여 비만이 증가한 원인을 제기했다. 바로 비만의 원인으로 가공식품과 초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을 지목했다. 1970년대 이후 가공식품 또는 초 가공식품 공급이 증가하면서 비만한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초 가공식품 소비는 2001~2002년 53.5%에서 2017~2018년 57%로 증가했다. 이미 식생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은 “맛을 내려 설탕·기름에 범벅된 배달음식, 배는 안 부른데 칼로리는 높은 디저트 등 먹거리들이 사악해지고 악랄해졌다. 먹거리를 집중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비만이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2022년 나온 연구는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청소년이 초 가공식품 위주로 많이 먹으면 비만 위험이 45% 높아지고, 복부 비만 위험은 52%, 내장 비만 가능성은 65%나 높다는 연구이다.
이것은 국가별 통계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난다. 1990년과 2018년 사이 185개국의 식생활을 조사한 연구결과이다. 185개국의 전체 평균 점수는 100점 기준으로 40.3점으로 1990년 이후 1.5점 상승에 그쳤다. 과일과 견과류, 녹말이 없는 채소의 섭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했다.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 그리고 설탕 음료, 나트륨과 같은 건강하지 않은 성분들 섭취도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식생활의 질이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더 높았지만,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나빠졌다.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성인과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식생활의 질이 더 높았다. 지역별 식단의 질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이 30.3으로 최저이고 남아시아가 45.7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1% 미만을 대표하는 10개국만이 5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베트남, 이란, 인도네시아, 인도였으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브라질, 멕시코, 미국, 이집트로 나타났다. 이러한 낮은 점수의 국가들은 세계 비만 국가 순위와 거의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