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강은교 시인은 자신이 쓴 책을 인용하며「동아일보」에 이런 글을 썼다. “‘이 세상에는 두 개의 시각이 있다.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두 개의 시각. 성장으로 보는가, 아니면 쇠퇴로 보는가! 시인의 눈으로 보면 신의 눈으로 보듯이 삼라만상은 활기차고 아름다워 보이리라. 그러나 역사의 눈으로 본다면, 혹은 과거의 눈으로 본다면 모든 것은 활기 없고 공격적으로만 보여 지리라.…세상에는 매일 보면서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많은지…우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며 흘낏 그 일부만을 바라볼 뿐이다. 우리는 무색의 얼음 속에서도 반짝이는 무지개의 빛깔에 황홀할 수 있으리라.’”…그는 장애인이었다. 수영강사는 특수하게 만든 고무튜브 같은 것에 그를 태우고 다리를 오므렸다 벌리게 하며, 또 손을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것을 연습시키고 있었다. 그 장애인 청년은 온 힘을 다해 팔을 끌어올리고는 했다. 그러는 청년을 한참 바라보고 있자니 필사의 힘으로 팔을 끌어올리고 내리는 그 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청년의 눈은 웃음기마저 띠고 자기의 팔을, 수영강사가 붙들고 있는 다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긍정의 눈이었다. 아름다움에의, 삶의 눈이었다. 물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세계는 그렇게 ‘약하게’ 모순적이지 않다. 2023년 23살의 영국인 아멜리아 마틴라는 사람이 겪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뉴스가 나왔다. 그는 2017년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피부를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에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한다. 미세한 손길이 스치거나 온도가 바뀌어도 극심한 통증을 느껴 만지지도 못한다. 발가락이 불에 타는 느낌도 든다. 다양한 치료를 받았지만 팔다리가 약해져 걷기도 어렵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CRPS)이라는 병은 1872년 미국 남북 전쟁 당시 처음 알려졌고 1994년에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살이 찢어지는 통증을 느끼는 것을 신경병성 만성통증 환자라고 한다. 증상은 끔찍하다. 몸의 특정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꾸준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팔다리에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의 고통은 동영상을 보기도 힘들 정도이다. 다리가 절단되는 통증보다 훨씬 심하다고 한다. 피부가 타는 것 같은 통증 때문에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호소한다. 자살을 하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호소한다.
원인은 외상, 골절, 수술 등 다양하다고 한다. 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외상 때문에 뇌에서 통증을 감지하는 회로가 잘못되어 극심한 통증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뇌의 통증 조절 시스템이 오작동하여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마약성 진통제도 소용없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년 내외에 증상이 호전된다는 연구가 있고 조기 치료 시 경과가 좋다. 치료 뒤에도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
정신적인 고통이나 육체적인 고통은 모두 뇌에서 발생한다. 인간의 정신활동 중 하나인 고통도 사실은 뇌에서 느끼는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을 뇌를 조절함으로서 완화시킬 수 있다. 사고 후에 특정 부위에서 나타나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같은 심각한 통증도 뇌에서 나타난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뇌 과학이 발달하면 언젠가는 인간의 수많은 통증과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정신병도 결국은 뇌를 통해서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뇌다!’ 세상은 ‘인문학적’ 마인드로만 바라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