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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되었다가 진화된(?) 삼엽충

마틴 브레이저(Martin J. Blaser)가 쓴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는 생명체가 급격하게 등장했던 캄브리아 대폭발 이전인 선캄브리아기에 대하여 다루었다. 과거에는 6억 년 이전 캄브리아기 이전의 생명체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당시 기독교인들은 선캄브리아기의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고 갑작스럽게 생명체가 폭발적 등장한 것을 창조론의 증거로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의 생명체는 연체동물이었기 때문에 화석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당시 기술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1910년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발굴된 캄브리아기 세일암맥에서 연체동물이 발견되면서 문제는 해결되었다. 늘 그러했고 지금도 그렇듯이 또 다른 시비를 걸며 창조론을 옹호하고 있다.


고생물학자인 찰스 왈콧(Charles Doolittle Walcott, 1850~1927)은 1909년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암석을 조사하다가 버제스 산(Burgess Moutain) 북쪽 해발 2300미터의 능선에서 동물 화석들을 발견했다. 그 화석들은 그때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동물이었다. 1924년까지 총 6만5000개 이상의 화석을 발굴했다. 5~6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퇴적된 검정색 셰일에서 산출되는 화석으로 그곳은 버제스 셰일 화석 지역(Burgess Shale graveyard)으로 이름 붙여졌다. 고생대 초기에 바다는 삼엽충의 세상이었지만 그 이후 수천만 년 동안 바다에선 생물종 다양성과 복잡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는데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시기라고 부른다. 버제스 셰일 화석은 캄브리아기 대폭발 당시의 화석 동물로 보존 상태가 좋고 량도 많다. 여기에서 발굴된 캄브리아기의 생물들은 대부분 단단한 껍질이 없는 생명체이다. 얕은 바다의 산호초에서 살았던 생물들이 순식간에 진흙 절벽 아래에 매몰되어 보존된 것이다. 


 2019년에는 중국 허베이(湖北)성 칭장(淸江)과 연결된 단수이 강 강변에서 약 5억1천800만 년 전 캄브리아 초기의 해양 생물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캄브리아기 최대의 화석 군으로 알려진 캐나다 버지스 혈암(頁巖) 생물군에 못지않은 것이다. 발굴한 캄브리아기 화석은 절지동물, 해면류, 조류 등 4천여 개, 101개 분류군으로 이 중 53%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다. 이 화석은 캄브리아 초기 생태계의 다른 형태 생물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창이다.


당시의 생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삼엽충이다. 그러나 내장 내용물이 있는 화석은 보고된 적이 없어 삼엽충의 먹이 습관 등 생활 방식은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2023년 4억6천500만 년 전 삼엽충 화석을 분석한 결과 내장 속에서 조개류 등 다양한 먹이가 확인됐다. 얕은 바다에 사는 작은 조개류 같은 무척추동물을 먹은 것으로 보이며 적극적으로 사냥을 하기 보다는 청소부 같은 방식으로 먹이를 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567-7#citeas


삼엽충은 페름기 멸종 때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페름기 멸종 시기에는 수없이 많은 해양 생물들이 멸종되었다.


수많은 삼엽충 화석이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다. 히말라야 산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삼엽충뿐만 아니라 조개나 산호, 물고기 등 화석이 발견된다. 언젠가 히말라야 산맥이 바다였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된다. 태백은 인근의 영월, 정선, 평창과 함께 고생대 지층이 분포한 지역으로, 각양각색의 삼엽충 화석이 많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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