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매력적인 코와 입? 데니소반 네안데르탈 유전자일 수도!

인간은 피부색, 지역과 민족 그리고 개인에 따라 얼굴모습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모두 다 하나의 종이다. ‘인종’이라는 단어는 과학적으로 잘못된 단어이다. 인간은 종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모습은 정말 다르다. 백인과 흑인은 겉모습이 너무도 다르지만 하나의 종이다. 백인과 흑인의 차이보다 유럽 내에 사는 백인들 간의 유전자 차이가 훨씬 크다. 유럽 사람들을 백인이라고 통칭하지만 그들은 온갖 ‘인종’이 혼합된 인간이다. 그것은 지구상의 어느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종은 하나이지만 멸종된 종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라 얼굴모습도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멸종한 종인 데니소반 인은 인류의 입술 모양에 영향을 미쳤다. 데니소반 인은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인 것으로 밝혀졌다. 데니소반 인이 가진 입술관련 유전자는 태평양 섬 주민들과 아메리카 원주민 후손들에 많이 나타난다. 세계적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 (Angelina Jolie)는 날씬하고 비대칭적으로 보이는 두툼한 입술이 매력적이다. 엘비스 프레슬리도 입술이 두툼했다. 뿐만 아니라 입술이 도톰한 사람들이 꽤 있다. 물론 현대 유럽인은 데니소바인의 DNA를 전혀 갖고 있지 않지만 이들의 입술이 멸종된 인류의 한 조상인 데니소바인(Denisovans) 유전자를 받은 결과일지 모른다. 


데니소바인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티베트에서도 살았다. 인류가 고지대도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은 그들 덕분이라고 추정한다. 아마도 데니소바 인에게 있던 입술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체지방 형성을 도와 중앙아시아의 추운 기후에 적응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


더군다나 코가 오뚝하게 크다면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일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짝짓기를 해 물려받은 유전자가 콧날이 오뚝하게 높아지는 데 기여했다. 유럽은 추운지방이었고 이들의 코는 큰 것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받아 코가 커진 것일 수도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동아시아에서 넘어간 사람들이지만 코가 대체로 크다. 아메리카 원주민을 조상으로 둔 많은 사람의 게놈에는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물질이 있었고, 이 유전자가 코 높이가 높아지는 데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를 높게 만든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아프리카를 벗어난 현생인류가 추운 기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됐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2023년 5월 8일 어버이날에 발표되었다. 당신의 코가 오뚝하고 크면 어버이날에 먼 조상 네안데르탈인을 돌아볼 일이다.


앞모습인 코뿐만 아니라 뒷모습인 뒤통수도 네안데르탈인과 관련이 있다. 1990년대 매력적인 영화배우로 유명한 브래드 피트(Brad Pitt)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이 있다. 당시에 못 느꼈지만 20년 뒤에 다시 보니 참 ‘어려운’ 영화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진화학자들이 진화를 설명할 때 많이 비유된다. 하천과 개울 같은 지류가 모여 강을 이루고,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다양한 생명 그리고 인간 종이 교배하고 갈라지고 이를 반복하며, 현생 인류 진화했다는 비유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진화하는 과정에 멸종한 종 네안데르탈인 등이 있다. 현대인의 뒤통수는 대체로 완만하게 둥그스름하다. 브래드 피트의 사진을 찾아보니 뒤통수가 둥근 편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석을 통해 확인된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은 뒤통수가 더 튀어나와 있다. 뒤통수가 튀어나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의기소침하게 하는 사실이다. 뒤통수가 나오면 즉 짱구는 머리가 좋다는 속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고인류의 유전자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뿐이다. 이런 주장을 한 연구의 기초가 된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견됐던 13살 소녀의 화석이 네안데르탈인 엄마와 데니소바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얽히고설킨 현생인류의 관계와 그로 인해 나타난 인류 종별 특징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폴 고갱의 1897년 그림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의 첫 번째 질문, 바로 우리의 기원에 대한 대답이 점차 밝아지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창조되었다가 진화된(?) 삼엽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