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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운동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고 공부잘하고 잘산다


운동은 청소년의 건강에 중요하다.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운동하면 유전자는 바뀌지 않겠지만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가져온다. 청소년기에 운동을 하면 질병이 줄고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감소하고 비만도 줄어든다. 비만인 아이는 학습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체력이 약하면 뭐든 잘하기 어렵다.


운동은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하면 해마의 부피가 커지고 혈류가 증가한다. 운동이 뇌의 해마의 건강에 좋아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단 10분만 아이들이 운동해도 인지기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게다가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뿐 아니라 소득도 많아질 수 있다. 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가동성(mobility)은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가동성을 6단계(0~5점)으로 나누면 한 단계마다 연평균 소득이 3천 달러 차이가 난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시사점이 있다.

https://doi.org/10.1097/corr.0000000000002886


성장기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운동을 안 하고 싫어한다. 청소년기에 운동을 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운동을 했던 사람은 다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좀 더 쉽게 생긴다. 어렸을 때 운동을 했던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운동을 잘한다. 운동을 했던 경험이 다시 근육을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1991년에 나왔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도 운동 훈련을 사전에 받은 쥐가 다시 운동을 시키면 근육의 양이 더 빠르고 많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유엔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CRC)은 청소년의 놀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를 특정해서 만들어진 협약은 아니지만 정말로 우리나라가 관심 가져야 할 협약이다. 그것은 그냥 아이들을 놀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제시된 것이다. 이 협약은 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권리를 담은 국제적인 약속으로 1989년 11월 20일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필자도 이 책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그 협약에는 아동들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 보호, 발달, 참여의 권리가 담겨 있다. 발달의 권리(Right to Development)에는 교육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여가와 문화생활을 할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권리는 인간으로서 성장기에 누려야 할 아주 기본적인 권리이다. 특히 제31조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충분히 쉬고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2019년 우리나라의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심의에서 “한국의 공교육의 목표는 오직 명문대 입학인 것으로 보인다. 아동의 잠재력을 십분 실현하고 발달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만이 목표인 것 같다. 이는 아동권리협약의 내용과 거리가 멀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실질적으로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는지 들은 바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권장 운동 시간은 5~17세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하루 최소 1시간 이상이다. 보통 선진국 청소년은 운동을 많이 한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146개국 11~17세 남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 청소년의 신체 활동 수준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또한 운동량이 부족한 한국 학생의 비율은 94%로 최하위였다. 규칙적인 운동과 과외 활동의 필요성이 과학적으로 널리 주장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비과학적인 교육이 계속되고 있다.


2022년은 어린이날 100주년이다. 어린이날은 방정환(1899~1931)이 1922년 5월 1일 ‘어린이날 선언’을 한 것에서 유래했다. 이 선언은 1924년 국제연맹이 채택한 ‘제네바 어린이 권리 선언’보다 앞선다. 선언문에는 아이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잠을 충분히 자게하고 운동을 많이 하며 잘 놀게 하라는 당부가 적혀있다. 놀라운 혜안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왔다. 2022년은 100년이 되는 어린이날이다. 2022년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학원을 조금만 가게 해 주세요.” “어린이의 수면 시간을 지켜 주세요.” “어린이가 휴대전화, 컴퓨터 중독이 되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어린이날 100주년이 되었지만 지금은 일 년 365일 중 364일은 어린이날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몇 년 전 어떤 아이가 어린이날을 늘려달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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