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과자를 다 먹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손이 간다. 이것이 바로 음식 중독이다. 음식중독은 단순한 과식과는 달리 먹는 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가공 식품이나 초 가공 식품에는 식탐 또는 음식중독을 일으키는 당분과 염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래서 가공 식품이나 정크 푸드를 많이 먹으면 코카인이나 헤로인 같은 약물 중독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중독 환자의 뇌를 보면 마약이나 게임 중독자와 비슷하다.
인간은 수만 년 또는 수십만 년의 오랜 세월 자연식품을 먹었고 우리 몸도 그것에 적응되어 진화하였다. 인간사회가 산업화되기 이전에는 달고 짠 음식이 귀했다. 단맛이 나는 과일은 일 년 중 잠시만 맛볼 수 있었고 꿀은 귀한 음식이었다. 설탕은 사탕수수가 대규모로 재배되기 시작한 이후에 흔한 조미료가 됐다. 그것도 지금처럼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소금도 지금은 대량생산되어 가공식품에 풍부하게 들어가고 있다. 설탕, 과당, 올리고당 같은 당류는 물론이고 인공 감미료까지 음식을 달 수 있게 만드는 온갖 물질이 첨가되고 있다.
2023년에는 비만의 진정한 근본 원인은 과당으로 수렴된다는 연구도 나왔다. 과당이 칼로리 섭취의 가장 큰 원천은 아니지만 기름진 음식을 찾게 만드는 충동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과당은 배고픔을 유발하고 동시에 지방을 분해하는 것도 차단하여 체중이 증가한다. 비만에 관한 수많은 이론의 퍼즐 조각들은 모두 과당으로 통합된다. 과당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저장된 지방이 활동 에너지로 바뀌는 것을 차단해 곰이 긴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해준다. 곰이 겨울을 대비해 과일을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ttps://doi.org/10.1002/oby.23920
시중에는 제로 슈거 또는 무가당 제품, 제로 칼로리 제품이 많다. 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고 칼로리가 비만을 유발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MZ’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끈다. ‘MZ’ 세대는 1980~199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1995~2000년대 초에 태어난 X세대를 통칭한 말이다. 이들에게 건강한 행복(Healthy Pleasure)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무설탕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다. 무가당 제품이지만 달고 맛있다. 단맛을 내고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탄산음료에 주로 들어있는 인공감미료는 뇌 세포에 단 음식이 들어온다는 자극을 강하게 가한다. 설탕이 아니라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가공식품을 먹으면 더욱 식욕이 강해진다. 인공감미료는 진짜 설탕만큼이나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작용도 하므로 더욱 음식을 찾게 만든다. 탄산음료 같이 가당 음료는 중독성도 강하다. 하루 세 병 이상 이런 음료를 마시는 십대 청소년이 음료를 못 마시자 두통 같은 금단현상이 나타났다. 학업의욕도 떨어지고, 집중력 저하, 만족감 결핍 등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