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왜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이 살을 빼려는 이유 중 하나는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만인 사람은 ‘은근하면서도 노골적인’ 차별을 당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 입으로는 인간이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대부분 사람을 차별적으로 대한다. 비만인 사람은 취업, 이성 교제나 결혼에서 불이익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젊은 남자들은 날씬한 여성을 좋아하고, 여성도 키 크고 날씬한 남자를 선호한다. 기업이나 사회에서도 비만에 대해서 ‘노골적인’ ‘나쁜’ 시선뿐만 아니라 노골적인 차별도 분명하게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외모의 기준이 지나치게 마른 몸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조금만 살이 쪄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된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폭식증과 거식증 같은 식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식이장애는 음식 섭취에 심각한 문제를 겪는 정신장애의 일종이다. 평소에는 엄격하게 식사량을 조절한다. 그러나 일정한 수준을 벗어나면 한순간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폭식증과 음식 섭취를 아예 거부하는 거식증이 나타난다. 폭식증은 2018년 3108명에서 2022년 4115명으로 5년 사이 33%가 늘다. 폭식증 환자 가운데 90%가 여성이었다. 거식증 환자도 45%가 늘었다. 거식증 환자 가운데 여성이 76%였다. 이로 인하여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 주의 케이시 테일러라는 사람은 체질량 지수 35이상이 넘는 사람은 채용할 수 없다는 회사 규정에 따라 채용을 거부당했다. 이에 반발하여 2007년 ‘차별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시애틀 연방법원은 비만은 차별금지법의 대상이 아니라며 테일러의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주대법원은 비만을 이유로 고용을 거부할 경우 워싱턴 주 차별금지법을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차별은 없어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뚱뚱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인종 차별 만큼이나 흔하게 나타난다. 과체중 여성은 뚱뚱한 남성보다 두 배나 차별을 받는다. 남자의 과체중에는 관대하지만 여자의 과체중에는 상대적으로 더 차별이 나타난다.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녀차별은 어디에나 상존하는 해결할 숙제이다. 이런 이유로 여성들이 겪는 다이어트 스트레스에 대해서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었고 다양한 책이 출간되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면 한서설아의 저서『다이어트의 성정치』이다. 다이어트가 남성 중심의 시선과 사회적 요구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여성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요구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당연히 맞는 말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비만인 사람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뚱뚱해서 걱정된다.’ ‘몸에 해롭다.’ 같은 말은 금해야 한다. 같은 ‘인간’으로서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하고 체중 감량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조언해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비만상담을 한 결과를 보면 긍정적인 효과에 대하여 주로 조언을 받은 사람은 4.8kg, 부정적 영향을 주로 들은 사람은 2.7kg, 중립적 말을 들은 그룹은 1.2kg의 체중을 뱄다. 체중 감량의 이점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대화를 했을 때 환자가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프로그램 속 더 많은 세션에 참석했다. 체중 감량 효과도 컸다.
https://www.acpjournals.org/doi/10.7326/M22-2360
여기서 분명한 것은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의 초점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건강한 몸’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분명하게 좋다. 수명도 늘고 지능의 발현도 좋아지고 삶의 활력도 커진다. 그것은 삶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