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한 유치원 교사가 학부모들의 막말과 횡포에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맹장 수술로 잠시 자리를 비웠더니 ‘진료기록 보내라!’고 요구하는 학부모가 있었을 때도 참았다고 한다. 얼마 전 정말 힘겹게 가진 7개월 아이를 유산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지키지 못한 내 탓”이라며 슬퍼했다. 유산 소식에 유치원 원장과 동료교사 모두 몸을 추스르고 천천히 나오라고 배려했다. 하지만 수술 후 일주일 만에 출근했다가 학부모의 말 한마디에 무너졌다. 학부모가 아이를 데리러 와서는 ‘책임감 없이 무턱대고 임신하셨을 때도 화났는데, 수술한다고 일주일이나 자리를 비우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좋은 학부모님들도 참 많았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국민일보, 2023.2.16.).
2012년의 일이다. “댁의 아이가 친구를 괴롭혀서 벌을 줬고 수행평가 점수도 깎겠습니다.”(교사), “무슨 소리냐.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상대 애가 맞을 짓을 하지 않았겠냐?”, “우리 애는 착한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그렇다. 걔들 집에나 전화해라.”, “선생이 멍청하니 그런 거 아니냐. 교육청에 고발한다.”(학부모) 상황이 이러니 만사 다 귀찮다며 그냥 눈감자는 교사들이 늘어난다. 학교는 ‘처벌이 면제된 지옥’이 되어갈 것이다(조선일보, 2012.1.7. 박 은주). 학교와 군대의 왕따 폭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방관자’이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굳이 연루되는 것을 꺼리는 성향이나 분위기 때문에 방관자가 나온다(경향신문, 2014.8.6.). 2023년에는 수업에 지각하면 지각한 시간만큼 방과 후 청소를 하도록 한 초등학교 학급 규칙에 대해서 한 학부모가 ‘내 자식은 지각해도 남기지 말라.’고 요구했다. 아이는 매주 2~3차례, 1~5분 정도씩 지각하여 규칙대로 지각한 시간만큼 남아서 청소 봉사를 하도록 정당한 벌을 준 것이다. 아이를 3분 만 일찍 등교시키면 될 것을 교사한테 이런 일로 주말에 전화를 한다.
2019년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살했다.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의 남편은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았을 걸 왜 일을 키웠느냐’는 식으로 방관했다.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탄원서 덕분에 억울함을 풀 수 있었지만, 무혐의로 결론 나기까지 10개월 동안을 기나긴 싸움을 해야 했다.
학부모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사를 찾아와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고 학교 기물을 부수었다. 2016년 교권침해 상담사례 건수는 5백건이 넘고 10년 전보다 3배 증가했고, 2015년보다 17% 이상 늘었다. 2009년 이후 7년 연속 늘고 있고, 증가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중 학부모에게 당한 피해가 거의 반을 차지했다. 심지어는 학생에게 당한 비율도 10%가 넘었다.
숙제를 안 한 학생을 혼냈더니 학생이 ‘학생 그렇게 가르치라고 배웠냐?’라고 대들었다. 학생을 진정시키고 부모에게 전화를 했더니 수업을 소홀히 했다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 ‘숙제 베껴내지 말라.’ ‘교실에선 양말을 신어야 한다.’ 등의 훈계만 해도 민원이 발생한다. 싸움을 말리려 제지하면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한다. ‘아동복지법’은 교사들에게 일명 ‘저승사자법’으로 통한다. 신고를 당하는 것만으로도 담임 교체, 직위해제 등의 처분이 내려진다. 아동학대로 신고 된 교원의 무혐의 비율이 53.9%이다. 전체 아동학대 무혐의 비율 14.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만큼 무분별한 신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여학생에게 성희롱 욕을 한 남학생을 타일렀더니 부모는 아들을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취급했다며 학생인권조례 위반이라며 교육청에 신고했다. 시험을 잘 못 본 학생 보호자가 ‘특목고에 못 가게 됐다.’며 학기 내내 민원을 넣은 사례도 있다. 교권 침해를 하는 주체는 학생이 가장 많아 93.3%이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민원이 더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 술에 취한 학부모가 새벽 1시에 수시로 전화하며 ‘죽이겠다.’며 협박당한 사례도 있다. 교권 침해 건수는 2019년 2509건에서 2022년 3035건으로 늘었다. 중간 연차(근속 15년~25년) 퇴직교사 수는 2017년 888명에서 2019년 979명, 2021년 1088명으로 늘고 있다. 이런 부모들이 있는 사회에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성장하여 사회로 나온다.
2021년 수업 중인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학부모가 들어와 교사에게 폭언을 쏟아 부었다. “야, 일진 놀이하는 애가 누군데! 미친 거 아냐? 교사 자질도 없으면서. 가만 안 둬. 경찰에 신고하고 교육청, 교육부 장관한테도 알릴거야!” 자녀가 가해자로 학교폭력위원회에 넘겨진다는 소식에 교실까지 찾아간 것이다. 소란이 계속되자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서 폭행까지 일어났다. 2023년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학부모를 법정구속 했다. 상해와 아동학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장 안전해야 할 교실에 정당한 사유 없이 침입하고 폭언과 폭행을 가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