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문사회

괴물선생 괴물부모 신이 된 아이가 살았던 사회

2022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제목의 영화가 나왔다. 학교폭력을 가한 부모들은 병원 이사장, 전직 경찰청장, 교사, 변호사 등이다. 이들은 돈, 권력, 연줄을 총동원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 피해자의 엄마는 가해자 부모들을 상대로 고독한 싸움을 한다. 우리사회에서 너무도 흔한 다양한 부모들의 군상이 총동원된다. 우리나라 학교는 약육강식과 생존경쟁의 장이 되었다. 우리나라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대학 입시와 ‘내 자식만이 최고’만이 관통한다.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은 권리만을 주장하는 우리 사회의 산물이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끊이지 않는 갑질, 내로남불, 배금주의.


2023년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를 상대로 무더기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를 무고와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초등학교 전교 부회장으로 선출된 자녀가 선거 규칙 위반 등의 이유로 당선이 취소되자, 온라인상에 교장과 교감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학교를 상대로 7건의 고소·고발, 8건의 행정심판, 29회에 걸쳐 300여 건의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관할 교육지원청을 상대로는 24건의 민원을 국민신문고에 냈다. 이로 인하여 학교와 관할 교육지원청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해당 학교는 교육청 차원의 고발을 요청했고, 서울시교육청도 절차를 거쳐 고발 조치했다.


2021년 수업 중인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학부모가 들어와 교사에게 폭언을 쏟아 부었다. “야, 일진 놀이하는 애가 누군데! 미친 거 아냐? 교사 자질도 없으면서. 가만 안 둬. 경찰에 신고하고 교육청, 교육부 장관한테도 알릴거야!” 자녀가 가해자로 학교폭력위원회에 넘겨진다는 소식에 교실까지 찾아간 것이다. 소란이 계속되자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서 폭행까지 일어났다. 2023년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학부모를 법정구속 했다. 상해와 아동학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장 안전해야 할 교실에 정당한 사유 없이 침입하고 폭언과 폭행을 가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부모의 갑질은 일본에서는 일찍 나타났다. 2006년 20대 신입 교사가 자살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일본의 한 방송사가 「몬스터 페어런트」라는 드라마를 제작했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괴물」은 초등학교에서의 학생, 교사, 학부모의 기괴한 갈등을 괴물의 세계로 묘사한다. 홍콩에서도 2011년부터 학부모 괴롭힘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괴롭힘이 학교를 파괴시키고 있다. ‘괴물 선생’이 ‘괴물 부모’로 대체되었다. “‘신이 된 아이’를 누군가가 혹은 세상이 건드리는 것은 부모들에게 신성 모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괴물 부모들은 타인들에게는 자기 자녀를 신처럼,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하도록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은 자녀를 거침없이 막 대한다. 이 이중성이 자녀들을 분열시킨다.” 괴물 부모가 탄생한 것은 학교에 대한 불신, 고학력 학부모, 학벌주의, 교육의 ‘서비스’ 화, 저 출산, 극심한 경쟁, 각자도생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결국 괴물 부모는 괴물 자녀를 만든다. 자녀가 또한 괴물이 되고 괴물 부모가 되어 사회가 괴물이 되는 것이다(김현수, 괴물 부모의 탄생,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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