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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감 180cm 6천만 원/165cm 4천4백만 원

이상적 배우자 180cm 소득 6천만 원 vs. 165cm 4천4백만 원

여자가 경제력이나 권력을 가진 남성에게 끌리는 것은 본능 때문이다. 여러 문화권에서 여성은 연상의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연하나 동갑보다 연상의 남성이 지위가 더 높고 경제력을 더 잘 갖추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외모에 관해서라면 여성은 키 크고 체격이 좋은 남성을 선호한다. 가족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자원을 지키는 데에 중요한 요소였었기 때문이지 멋있어서가 아니었다(조선일보, 2015.4.25. 장대익 서울대 교수. 편집).


남성이 여성을 보는 시각은 주로 외모와 젊음이다. 젊음과 외모는 여성의 번식력 가치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주는 징표였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문화권에서 남성은 허리와 엉덩이 둘레의 비가 0.7 정도인 여성의 체형을 가장 선호한다. 예컨대 허리가 24인치라면 엉덩이는 34인치인 여성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이 수치가 여성의 특정 상태, 즉 임신하지 않았고, 체지방률이 좋으며, 출산에 적합한 해부학적 구조를 갖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런 여성에게 섹시함을 느끼는 것은 그녀가 ‘본질적’으로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남성이 자신의 나이와 상관없이 20대 초반 여성을 선호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조선일보, 2015.4.25. 장대익 서울대 교수. 편집). 그러나 어떤 사람도 자기 몸 안에 내장된 그런 유전자나 진화론적인 배경을 인식하면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 가치에 따라 판단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주장한다. 지구가 공전하고 자전하는데도 전혀 못 느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배우자를 선택하는 선호도는 오랫동안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거의 유사하다. 적어도 배우자를 선택하는 선호도는 1980년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2020년 45개국 1만 4,39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성은 남성보다 ‘경제적’ 안정성을 중시한다. 남성은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더 어린 여성을 선호했고, 여성은 자신보다 더 나이가 많은 남성을 선호했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더 나이가 어린 여성이 자녀를 낳는 데 적합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여성은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고 경제적인 전망이 좋은 사람을 선택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나이 차이가 2세 이상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추세는 1980년대 이후 변하지 않았다. 남성과 여성 모두 지적인 모습과 친근하고 친절한 모습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꼽았다. 다만 여성은 파트너를 선택할 때 상대방의 경제적인 능력과 건강을 더 중시했다. 반면, 남성은 외모를 더 중시했다.


이러한 경향은 21세가 한국에서 너무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2017~2019년 결혼현실을 보면 20대 중후반인 경우 소득 하위 10%는 8%만 결혼했고 소득 상위 10%는 29%가 결혼했다. 30대 초중반은 소득 하위 10%는 31%, 상위 10%는 76%가 결혼했다. 30대 중후반은 소득 하위 10%는 47%, 상위 10%는 91%이다. 결혼 소득과 부에 비례한다는 것은 그냥 사실이다. 게다가 결혼을 위한 통과의례도 돈에 비례한다.


2023년 2030 미혼남녀가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상적인 남편은 신장 178.7㎝, 연소득 6067만원, 자산 3억3491만원, 2세 연상, 4년제 대졸, 일반 사무직 남성이었다. 이상적인 아내는 신장 164.2㎝, 연소득 4377만원, 자산 2억1692만원. 2.3세 연하, 4년제 대졸, 일반 사무직 여성이었다. 물론 배우자 선택 기준에서 남녀 모두 ‘성격’(남성 77.2%·여성 73.8%)과 ‘가치관’(남성 57.4%·여성 55.4%)을 중시하였다. 결혼이 선택이 되고 있는 분위기라서 요즘 2030 미혼남녀가 원하는 결혼 이상형의 기준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이 정도가 되어야 결혼을 생각해보겠다는 심리일지도 모른다. 단지 미혼남녀가 꿈꾸는 이상형일 뿐, 절대적인 조건은 아일 것이다(결혼정보회사 듀오, ‘2023년 이상적 배우자상’, 20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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