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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소신공양 사이의 붓다(1)

2017년 정원 스님은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면서 ‘소신공양’했다. 2010년 문수 수님은 2010년 4대강 사업 중단을 기원하며 ‘자살’했다. 2017년 토론회에서 박경준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소신공양은 도피적인 자기파괴가 아니라 적극적 자기실현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생산적 삶”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3년 자승 스님은 절을 다 태우며 자살로 ‘살생(殺生)’ 했다. 붓다는 불살생(不殺生)을 천명했었다. 여기서 ‘생’이란 살아있는 것을 말한다. 불교계는 ‘소신공양’ 또는 ‘입적’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정토 극락 니르바나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항상 추구하셨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스스로 맞이하셨다고 생각한다.…일반인은 잘 이해를 잘 못하시겠지만 수행자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는 일이다.…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하신 것 같다. 그 이상 그 이하, 덧붙이거나 왈가왈부할 문제가 이제 아닌 것 같다.”라고 유서를 통해 짐작되는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여기서 ‘절대 피안’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붓다는 사후세계에 대하여 침묵했다. 세계가 영원한지 또는 무한한지, 영혼과 육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사후세계에 대하여 침묵한 것을 십무기(十無記)라고 한다. 쉬게 말해 말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의 한계를 스스로 말한 위대함이다. 붓다는 ‘절대’를 거부했다. 절대주의, 이것만이 옳다거나 이것만이 진리라는 입장을 거부한 것이다. 그런데 절대 피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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