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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뉴스 가짜뉴스: 결국 과학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가짜’ 뉴스라도 ‘마음에 들어’ 알리고 싶으면 클릭 한 번으로 쉽게 공유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뉴스는 설령 ‘가짜’라고 경고해도 개의치 않는다. 이러한 경향은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의 합작품이다. 직관을 사용해 판단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면 이성은 잠 재운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무시한다. 여기에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도 작동한다. 특히 ‘SNS’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뉴스를 더 많이 본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더욱더 취사선택하게 되어 확증편향을 더 강화시켜 나간다. 결국 가짜뉴스를 판별시키려는 노력은 무용지물이 된다.


온라인에서 잘못된 정보의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검색을 하면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이야기이다. 설령 뉴스 등 인터넷상 정보의 사실야부를 확인하려고 인터넷을 뒤지면 가짜뉴스를 사실이라고 믿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커진다. 즉 뉴스의 사실 여부를 평가하는 데 검색 엔진을 사용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을 가능성이 더 높다. 3천여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런 사람들은 온라인 검색을 않은 사람들보다 가짜뉴스를 사실로 평가할 가능성이 19%나 더 높았다. 시간이 흘러 팩트 체크를 할 기회가 많아져도 마찬가지였다.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게 만드는 팩트 체크도 무용지물이 된다. 특히 검색엔진을 통해 얻은 정보의 질이 낮은 사람이 이런 경향이 더 강했다. 결국 저질정보나 가짜뉴스가 검색 결과 상단에 표시된다. 왜 저질뉴스나 가짜뉴스가 판치는지 명확하게 나타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883-y


칼 세이건의 말이 떠오른다.


과학계에서 과학자들은 종종 “당신의 주장은 타당하다. 따라서 내 생각이 틀렸다.”라고 말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후 과학자들은 실질적으로 생각을 바꾸고 잘못된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정말 그렇다. 과학자도 인간이고 변화는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그만큼 생각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렇다. 그러나 정치나 종교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칼 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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