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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물과 사랑, 그 낭만과 과학

여자의 눈물과 사랑, 그 낭만과 과학


호주 남단의 한 도로(Great Ocean Road)는 청혼 장소로도 유명하다. 호주 젊은이들이 해안도로를 몇 시간씩 달려가 파도가 출렁이는 바위 앞에 선다. 거친 바람과 파도를 등진 채 모래 위에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미는 청년과 깜짝 놀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처녀가 보인다. 둘러싼 친구들이 박수를 치며 그들의 키스를 사진에 담는다.


그 키스의 맹세는 얼마나 오래 갈까. 그들의 맹세는 세월과 함께 풍화될 것이다. 그 또한 자연에 속한 일이다. 즉 과학이다. 인간은 첫 키스, 첫 아이, 첫 사랑, 첫 고백 같은 일을 평생 잊지 않는다. 우리가 그것을 잊지 못하는 것은 우리 몸의 ‘한’ 단백질이 하는 역할이라고 한다. 우리의 의식 활동의 이면에는 늘 뇌가 존재한다. 사랑을 과학으로 풀어내면 참 썰렁해진다. 키스와 사랑의 맹세는 우리에게 낭만이고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의 감동으로 흘리는 여자의 눈물은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눈물은 여자의 웅변술이다.’라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 ‘현명한 사람은 여자가 흘리는 눈물을 그저 물이라고 생각한다.’는 러시아 속담도 있다. 아마 여자의 눈물을 자연 그대로 묘사한 사람은 볼테르일 것이다. “어떤 이치로도 여자의 눈물 한 방울을 이길 수 없다.” 부부가 연인이 싸우다 여자가 눈물을 흘리면 남자는 마음이 약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눈물샘도 마르고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지 잘 울지 않는다.


눈물은 인간만 흘리는 것은 아니다. 동물도 눈물을 흘리며 그 효과는 인간세계와 유사하다. 설치류에 대한 실험을 보면 암컷의 눈물은 수컷의 공격성을 줄여준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여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 어쩌면 눈물 냄새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여자의 눈물 냄새만으로도 남자는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든다. 여자의 눈물에는 남자의 공격성을 차단하는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여성의 눈물 냄새는 공격적인 성향을 일으키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을 감소시킨다. 공격성과 관련된 뇌 활동도 실제로 감소한다. 눈물이 마음이 약해지는 감정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화학 신호’이다.

https://doi.org/10.1371/journal.pbio.300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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