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 사람은 일반적으로 수명이 짧다. 중년에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명이 5년 이상 짧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비만인 사람은 병에 걸리면 낫는데 오래 걸린다. 다시 말해 건강하게 사는 기간도 짧다. 조선시대의 왕과 왕비는 특히 그 점을 잘 보여준다. 왕과 왕비는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고 산해진미를 먹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대부분 비만이었다. 조선시대 왕비의 수명은 평균 51세로 후궁보다 6년이나 짧았다. 70세를 넘긴 왕비도 후궁의 반밖에 안 된다. 조선시대의 왕은 왕비보다도 4세가량 수명이 짧았다. 물론 남자가 여자보다 수명이 짧은 요인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비만이 매년 늘어왔다. 2013년 비만인구가 24.5%였는데 2022년 32.6%로 거의 10% 늘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2022년 기대수명이 감소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1970년 62.3년이던 기대수명은 2021년 83.6세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그러나 2022년에 태어난 사람은 기대수명이 82.7년(남자 79.9년, 여자 85.6년)으로 2021년보다 1년이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기대수명 80.6년보다는 약 2년 길다. 기대수명은 건강하게 사는 건강수명과, 질병이나 사고로 아픈 유병 기간이 있다. 2022년 태어난 사람의 건강수명은 65.8년(남자 65.1년, 여자 66.6년)으로 예상된다. 유병 기간은 16.9년(남자 14.8년, 여자는 19년)이다. 약 65년 동안 건강하게 살고 약 17년 동안 질병 등으로 힘들게 한다. 2020년 건강수명은 66.3년이었는데, 불과 2년 만에 0.5년 줄어든 65.8년이 되었다. 또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건강수명 70.9년과 비교하면 5.1년이나 감소했다. 2022년 건강수명 65.8년은 2012년 65.7년과 비슷하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모두 단축된 배경에는 비만이 있다. 비만이 높은 시·군·구 10곳 중 8곳의 건강수명이 전국 평균 70.9년(2020년 기준)보다 낮다.
비만인 사람은 사망 확률마저 높다. 한국, 중국과 일본 사람의 경우 173cm을 기준으로 105kg이상의 초고도 비만이면 사망 위험이 보통 사람의 1.5가 높다. 비만인 경우에도 사망 위험은 높다. 중년이 되기 전에 살을 빼면 사망 위험이 떨어진다. 20대 중반에 비만인 사람이 중년 이전에 과체중으로 체중을 조절하면 사망률이 반 이상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지 않으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어느 정도 과체중은 생존에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미국 성인 약 1만7784명을 대상으로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추적한 결과가 그 점을 보여준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사망률도 더 높다. ‘저체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마른 사람들(18.5~22.5)은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약 6명의 사망자 중 1명이 과체중이나 비만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는 다른 연구결과가 2023년 나왔다. 미국인 50만 명을 대상으로 약 20년간 연구한 대규모 연구결과로 신뢰성이 높다. 과체중인 사람이 체중이 ‘정상’인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이다. 약간 과체중인 사람은 5%, 비만에 가까운 과체중은 7% 사망률이 낮았다. 체질량지수가 임의적인 숫자이며 사망 위험성을 알려주는 단 한 가지 지표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리둘레나 다른 건강 수치와 같이 고려해야함을 의미한다. 다만 비만인 사람은 사망위험이나 수명이 낮은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