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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성적이 부모의 지능과 따로 노는 이유

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한 글입니다.


지능이 좋은 사람들은 지능이 낮은 사람들보다는 평균적으로 학교성적이 더 좋을 것이다. 과거 연구를 보더라도 지능과 학습 능력의 상관관계는 일관되게 높다. 읽기 능력의 경우 0.88, 수학은 0.86, 언어는 0.91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IQ는 높지만 공부를 안 하거나 못 하는 아이도 꽤 많다. 부모의 지능이 높으면 자녀의 지능지수도 학교성적도 좋다. 반면에 부모가 수재인데도 자녀가 공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유전자와 지능지수만 안다고 그 사람의 학업 성취도가 결정되지 않는다.


지능과 학교성적이 유전자로만 결정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영국에서 쌍둥이 1만330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유전에 의한 영향력은 62% 정도였다. 40% 정도는 유전 외의 요인이 작용하였다. 거의 반 정도가 후천적인 요인이다. 2018년에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로 제시된 1271개의 유전자의 차이로도 특정 개인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지,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발견된 1271개의 유전자로는 개인 학업 성취도의 3~4% 정도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연구 결과이다. 1200여 개의 유전자가 학습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결론만으로 인간의 미래 삶을 예측하거나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다.


학업성취도뿐만 아니라 교육적 성취도에도 유전적인 요소는 제한적이다. 교육성취도는 일생 동안 얼마나 교육 받았는지를 뜻하는 용어로 보통 최종 학력을 말한다. 환경과 유전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과거 연구들은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이었다. 2024년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줄 만한 유전적 연결고리를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가 국내에서 나왔다.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와 관련 깊은 유전자 위치 102곳이 발견됐다. 유럽인과 상당 부분 일치한 것을 보면 인간은 대체로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유전요인이 교육성취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성취의 차이를 10% 수준에서 설명하는 데 그친다. 흥미로운 점이 하나있다. 우리나라 사람 중 알코올 분해요소가 있어 유전적으로 숙취가 없는 체질은 최종 학력이 낮았다. 서양에서도 교육 성취와 유전적 요인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연구는 많았지만, 술 분해 유전자와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 결과는 없었다. 연구대상이었던 대만인도 음주 여부가 교육 성취나 유전 변이와 연관이 없다. 우리나라의 지나친 음주문화가 영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술에 빠져 살다보니 ‘가방끈’이 짧은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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