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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의 부패: 짝퉁논문 공장과 뇌물수수 하는 과학저널

생물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 5개 중 1개는 조작된 데이터에 기초한 것이라는 보도가 2023년 나왔다. 특히 학술성과의 압박이 심한 중국 의학계에서 ‘가짜 논문’을 찍어내고 있다는 의혹이다. 매년 약 30만 건의 위조 논문이 양산되고 이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왔다는 추정이다. 이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된 논문 중 55.7%는 조작된 자료에 기반 했다. 불법 ‘논문 공장(paper mill)’에 돈을 주고 가짜 데이터를 사들인다는 설명이다.


2024년 1월「사이언스」에 의하면 논문 공장은 가짜 논문을 매년 수 만~수십만 건씩 쏟아낸다. 대부분 표절했거나 허구 데이터를 포함했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것들이다. 연구자들은 돈을 지불하고, 논문 공장은 가짜 논문을 팔아 이익을 얻는다. 심지어 가짜 논문을 생산하는 ‘공장’이 저널 편집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현금이 많은 가짜 논문 공장들이 가짜 논문을 출판하기 위해 편집자에게 뇌물을 주거나 편집위원회에 자체 대리인을 배치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명망 있는 저널의 편집자들마저 가짜 논문을 실어주고 돈을 받았다.「사이언스」는 수십 명의 유명 저널 편집자가 ‘가짜 논문 공장’으로부터 ‘불법적인’ 돈을 받고 논문을 실어왔으며, 이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사이언스」와 세계 최대의 논문 철회 공개 사이트인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의 조사에 의하면 가짜 논문 공장 여러 곳과 이들과 결탁한 유명 저널 편집자 30여 명을 밝혀냈다.「사이언스」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훨씬 더 많은 편집자와 저널이 가짜 논문 공장과 연결돼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일부 분야의 국가별 통계도 나왔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3년 간 의학논문 중 윤리적 문제로 철회되는 수는 중국이 가장 많고 이어서 미국과 한국이다. 중국 47건, 미국 25건, 한구 23건, 이란 14건, 인도 12건이다.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의학 분야 연구자가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상대적으로 의학 분야 논문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임상의학, 의학과 관련된 면역학, 유전학 등도 대부분 10위권이다. 논문수를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일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타깝지만 새로운 연구결과의 저자가 중국인이거나 한국인 경우 잘 읽지 않게 된다. 특히 중국인이 저자인 경우에는 가급적 읽지 않는다. 어딜 가나 한국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을 들어왔다. 이제 어딜 가나 한국인이면 믿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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