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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밝혀진 공룡과 함께 살았던 대형 포유류의 생활

중생대(Mesozoic Era)는 크게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나뉘며, 대략 2억 51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까지의 시기이다. 쥐라기는 약 2억 년 전부터 1억 4~5천만 년 전까지이다. 백악기는 중생대의 마지막 지질 시대로 쥐라기가 끝나는 약 1억5천만 년 전부터 약 6천500만 년 전까지의 시기이다. 쥐라기와 백악기에 포유류가 처음 출현하였는데 매우 작고 종도 다양하지 않았으며 개체수도 적었다. 척추동물도 중생대가 시작하면서 출현했다. 해양파충류, 암모나이트, 공룡 등이 살았고 포유류, 속씨식물과 같은 새로운 생물이 출현하였다. 이 시기는 영화에도 등장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 살던 시기였다. 쥐라기와 백악기는 잘 알려진 대로 암모나이트와 공룡들의 전성시대였지만 이 역시 백악기 말 소행성 충돌로 대부분 멸종하고 쥐와 같은 작은 포유류와 조류들만 살아남았다.


고대 포유류에는 오리너구리가 있다. 오리너구리는 포유류가 출현하기 수백만 년 전부터 존재했던 단공 류(montremes)라는 고대 포유류이다. 지금도 호주 동부지역에 주로 사는 오리너구리(platypus)는 알을 낳고 피부에서 나오는 젖으로 새끼를 키우는 포유류이다. 이빨이 없고 오리주둥이 같은 부리를 갖고 있으며 뒷발의 발톱에는 개도 죽일 수 있는 독을 갖고 있다. 2021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로 오리너구리의 게놈 지도를 완성하고 이를 토대로 오리너구리를 분석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오리너구리는 포유류이지만 유전자상으로는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가 섞여 있다. 포유류이면서도 새끼를 알로 낳는 난생과 관련된 유전자(vitellogenin)가 있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이 유전자가 모두 없어졌다. 닭은 3개를 모두 유지하고 있는데, 오리너구리는 두 개를 약 1억3천만 년 전에 잃었지만 하나는 여전히 갖고 있다. 포유류는 비텔로제닌 유전자가 젖의 주요 성분인 카세인 단백질을 만드는 카세인 유전자로 대체됐는데, 오리너구리는 이런 카세인 유전자가 있다. 이런 점은 현존 포유류의 젖이 약 1억7천만 년 전에 살았던 공통 조상에서 유래된 유전자를 통해 진화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리너구리가 포유류와 달리 이빨이 없고 부리만 가진 것은 약 1억2천만 년 전 치아 발달 유전자 8개 중 4개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인간을 비롯해 모든 포유류의 성염색체가 X, Y 등 2개인 것과 달리 X, Y 각각 5개씩 모두 10개에 달하는데, 초기 조상에서는 원형 형태였다가 나중에 잘게 쪼개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오리너구리의 성염색체는 인간보다는 닭에게서 더 공통점이 많았는데 이는 포유류와 조류 간 진화적 관계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거대한 공룡이 살았던 쥐라기와 백악기에 포유류의 조상은 대부분 쥐와 같이 작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초기 포유류는 이렇게 수억 년을 변화 없이 살다가 공룡이 멸종하고 난 후 지금처럼 크게 진화한 것은 아니었다는 연구가 나왔다. 중생대 포유류 역시 생각보다 다양하게 진화해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1억2000만~1억3000만 년 전 백악기 초기 생물상을 보존한 중국 제홀 생물군(Jehol Biota)에서 굴을 파고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고대 포유류 신종들을 분석한 결과이다. 보통 중생대 포유류의 화석은 가장 단단한 부분인 이빨이나 턱 일부만 발견되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예외적으로 골격 전체가 잘 보존되어 몸 구조를 자세히 복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이들은 굴을 파고 사는 현생 포유류처럼 짧고 튼튼한 앞다리와 흙을 파는 데 유리한 손톱, 그리고 짧은 꼬리를 지니고 있었다. 몸길이 30cm 정도로 당시 포유류 중 다소 크다. 이들은 굴을 파고 사는 현생 포유류와 매우 흡사하다. 중생대 포유류는 단순히 공룡 밑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쥐와 비슷한 동물이 아니라 더 역동적으로 환경에 적응했던 생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7/17/eabf6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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