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삶에서 우주로 시선을 돌리면 우주는 크기를 알 수 없는 광대한 공간이 끝없이 전개되고 갈수도 볼 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우주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인간이 만든 망원경으로는 들여다 볼 수가 없다. 우주 저 멀리는 너무 멀어 빛이 지구상에 도달하지 않아 영원히 볼 수 없는 곳도 있다. 우리 은하에만 수천억 개의 항성이 있지만 어느 것도 우리는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거의 모든 행성이 드넓은 우주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태양계 밖의 가장 가까운 행성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에 별을 가려 미미하게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행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우리는 외계 행성을 직접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사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2022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별, 은하 그리고 블랙홀 사진으로 전 세계가 감탄했다. 그러나 언젠가 우주여행을 하면서 이런 장면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가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보내온 이미지는 인간이 볼 수 없는 적외선 파장의 빛을 가공해서 만든 것이다. 근적외선 카메라로 10시간 이상 노출해 얻은 다양한 파장의 빛을 합성한 이미지다. 실제 우리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다. 우주망원경에는 자외선과 적외선처럼 인간이 볼 수 없는 파장의 빛까지 포착할 수 있는 센서가 있다. 이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인간이 볼 수 있는 형태의 이미지로 변환한 뒤, 색을 입히고 합성하는 과정을 거쳐 컬러 사진으로 만든다. 일종의 포토샵이다.
인간만이 우주 밖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이 사는 지구도 태양계 밖 우주에서는 ‘누구도’ 볼 수가 없다. 우주에 외계생명체 또는 지적인 생명체가 살더라도 지구를 발견할 수 없다. 지구와 가까운 항성 중에 지구를 발견할 수 있는 항성이 2천 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 중 1천700여개는 과거 5천 년 사이에만 가능했고, 나머지 300여 개는 향후 5천 년 사이에 가능하다. 이들 항성 중 7개만이 행성을 갖고 있다. 만에 하나 이 행성들에 외계 문명이 있다면 지구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알아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는 이 우주에서 완전히 고립된 것이다. 물론 우주의 어떤 곳에 살아도 고립되기는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