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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결혼은 싫다 사랑도 귀찮다!"

2023년 2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세계 최저이자 역대 가장 낮은 수치이다. ‘헬 조선’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한국의 청년들은 모아둔 돈이 많지 않다면 결혼과 출산은 생각도 못한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학원으로 사교육으로 입시에 시달린다. 졸업해도 경쟁은 끝이 없어 취업도 힘들고 물가도 비싸 원룸에서 혼자서 살기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프랑스 청년들이 파리로 올라와 룸메이트를 구해 원룸 같은 작은 집에 살기 시작한다. 임대료가 매우 비싸 부담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결혼비용을 부모로부터 지원받으면 부모의 결혼 승낙을 받아야 하고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렵다. 결혼할 때 도움을 받으니 살면서 양가 부모님의 끊임없는 개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는 것이 팍팍해지면서 미혼 남녀의 약 65%는 솔로를 지향하고 ‘연애’에 관심이 없다. 2021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미혼남녀 중 연애를 하고 있는 비율은 46%, 하지 않는 비율은 35%로 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연애경험이 전혀 없는 경우도 18%에 달한다.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은 ‘혼자가 편해서’ 33.6%,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12.7%, ‘커리어에 집중하고 싶어서’ 4.5%로 과반수가 싱글 라이프를 선호한다. 부모와 사회가 밀어 넣은 우리나라의 경쟁사회에서 지치고 지친 청년, 개인을 중시하는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2024년 조사는 더 심각하다. 21~41살 MZ세대(1983~2003년생) 절반 이상인 57.3%가 연애경험이 없고 75.8%가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 ‘경제적 원인’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지만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응답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애경험이 있는 사람의 연애 횟수는 ‘1~2회’라고 답한 비율은 36.9%, ‘3~4회’는 19%, ‘5회 이상’은 18.5%였다. 연애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원인’ 17.2%, 특별한 이유 없이 15.8%,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음이 10%, 귀찮아서 9.5%, 관심이 없어서 9%로 나타났다. 연애 상대를 고를 때 성격 33.5%, 첫인상과 외모 25.4%, 가치관 13.6%, 경제적 능력 5.9%를 기록했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 비중인 생애미혼율도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높아졌다.


연애에 대한 무관심이 생리학적인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연구도 알지 못하지만 개인적인 추정이다. 유럽, 북미와 호주의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정자의 농도와 총 정자 수 모두 연평균 약 1.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년에 걸쳐 50~60%가 감소한 셈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대 중반에는 정자 수의 중앙값이 ‘0’에 도달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한 세대 안에 생식 능력을 모두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이기도 하다. 1973년부터 2018년까지 아시아, 남미와 아프리카 남성도 포함한 연구에서도 정자 농도는 1972년 이후 매년 평균 1.16% 감소하고 있는데, 2000년 이후로만 한정하면 매년 평균 2.64% 감소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약 15%가 출산에 어려움을 겪고, 남성의 경우 절반가량이 불임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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