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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가 있으라.” 하시자, 생명이 탄생했다

2016년 시카고 서쪽의 글렌 엘린(Glen Ellyn) 마을 가정집에 돌덩어리가 떨어졌다. 놀란 주인은 인근의 휘튼 대학(Wheaton College)에 이 사실을 알렸다. 당시 그 대학 학생이었던 벤자민 헤스(Benjamin L. Hess)는 예일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여 이 돌덩이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충돌로 번개가 모래나 흙, 돌멩이에 내리치면서 성전 암(fulgurite)이 생성되었다. 이 섬전 암을 조사하다가 운석에만 있는 슈라이베르사이트 (schreibersite)라는 광물을 발견했다. 이 광물은 철, 니켈, 인이 결합한 화합물이다. 이번 연구로 번개가 치는 과정에서 생겨난 섬전 암이 인의 기원으로 떠올랐다. 연구팀에 의하면 약 45억 년 전부터 생명체가 처음 탄생하던 약 35억 년 전까지는 번개가 연평균 10억~50억 번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정했다. 번개가 생명의 기원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지구 형성 이후 약 10억 년 동안 지구에 대량의 운석이 떨어졌고, 이 광물 같은 인이 풍부한 외계 운석이 지구 생명체의 인 공급원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2021년 10억 년 동안 지구에 떨어진 번개가 생명체가 태어나도록 자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수많은 번개로 생명에 필수적인 물질인 인이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은  지구상에 운석이 충돌하여 만들어진 인보다 많을 수도 있다.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인 인은, 생명체의 움직임이나 성장 및 생식에 이르는 모든 생명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인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는 의미이다. 35억 년 전은 최초의 기본적인 생명체가 지구에 출현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번개는 생명의 필수물질인 질소형성에도 관련이 있다. 화산 번개가 질소의 고정에 기여했을 수 있다는 이론적 주장이 있다. 번개에 의해 생성된 질산염은 전 세계의 지구 표면에 퍼져 있는 반면, 화산 퇴적물은 매우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형성된다. 다량의 고정된 질소는 번개에 의해 축적될 수 있으며, 이는 생명 발달의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지질학적 증거는 부족했었다. 2024년 대규모 폭발로 인한 화산 퇴적물에서 처음으로 상당한 양의 질산염이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화산 폭발 시 발생하는 ‘화산 번개(volcanic lightening)’로 최초의 생명체가 발생했다는 증거이다.  화산 번개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대기 질소가 지구 생명체를 탄생시킨 것이다. 화산번개(화산뇌우)는 화산폭발로 화산재 기둥에서 나타난다. 보통 화산재 구름이 있는 땅 근처와 성층권에 도달하는 화산 연기 기둥에서 발생한다. 화산 번개로 질소가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질소를 형성하고 토양으로 방출되어 비옥한 땅을 만든다. 생물 탄생의 기초가 되는 아미노산이 토양으로 방출된 것이다.

https://doi.org/10.1073/pnas.2309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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