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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년 전 '뼈대' 있는 집안 족보의 기원?

드라마 ‘킹덤’은 해외 조씨 가문을 배경으로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가문 출신인지, 본관이 어디인지,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를 내세운다. 족보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고 ‘뼈대 있는 가문’임을 남들에게 자랑한다. 프랑스혁명 이후 오랜 세월이 흘러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관념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사는 것이다. 족보가 없는 사람은 거의 없고 족보상 양반이 아닌 사람도 거의 없다. 하지만 족보 중 대다수는 ‘만들어졌다.’


뼈대 있는 ‘종족’의 뿌리는 5억 년 전 척삭동물임을 아는 사람은 있을까? 하긴 족보에 자신의 조상이 척삭동물이라고 ‘학식 있게’ 기록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인간처럼 등뼈가 있는 척추동물은 척삭동물이라는 더 큰 그룹의 일부이다. 척삭동물은 신경관을 따라 등을 지탱해 주는 부분인 척삭이 있는 동물로 척추가 그 기능을 대체하는 척추동물과 척삭이 유지되는 창고기 같은 두삭동물, 멍게 같은 피낭동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오늘날 육지에 사는 척추동물은 기본적인 형태는 매우 유사하다. 모두 4개의 팔다리를 가지고 5개의 손가락 또는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뱀은 비록 거의 사라지고 없지만). 이러한 유사성은 양서류, 파충류와 새 그리고 포유류를 포함하여 척추동물 모두가 초기에 육지를 점령한 척추동물의 후손임을 보여준다. 동물들의 눈, 심장 그리고 다리 등의 형성과정은 발생학적으로 일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모든 동물들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 곤충류에서 심장의 역할을 하는 굵은 혈관, 주 심장과 부 심장을 가진 지렁이, 심방과 심실로 구분되는 복잡한 구조의 심장을 가진 척추동물 등은 똑같이 NK-2라는 유전자가 이들 심장의 발생 및 형성에서 중요 역할을 한다. 같은 유전자를 보유한 동물들의 심장이 진화를 거듭하며 복잡다단해진 것이다.


모든 척추동물은 척추, 뼈 및 신경계를 갖추고 이들의 각각의 구성요소들은 목적지인 머리를 중심을 이루고 연결된다. 척추 뼈의 끝부분의 복잡한 신경계는 최초의 뇌이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척추의 윗부분에서 뇌가 진화하면서 언제쯤엔가 자극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자극을 느끼고 어떤 의미에선 그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뇌는 척추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동물의 뇌가 진화한 것은 동작을 잘 하기 위해서이다. 몸을 움직여서 먹이와 쉴 곳을 찾고 적으로부터 도망치는 능력은 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 중의 하나이다. 결국은 이곳에서 의식이 탄생했고 학식 있는 ‘사대부’가 등장하였다. 


큰 동물은 대부분 척추동물에 속한다. 육지와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가장 큰 동물은 모두 척추동물이다. 척추동물은 뼈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몸집을 크게 키울 수 있다.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동물 역시 척추동물인 몸길이가 30m가 넘고 무게 180톤에 가까운 대왕고래(흰긴수염고래)다.


반면 가장 작은 척추동물은 대왕고래 길이의 0.02%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작은 척추동물의 후보는 브라질 벼룩 두꺼비(Brazilian flea toad, 학명 Brachycephalus pulex)이다. 브라질 벼룩 두꺼비 수컷의 평균 몸길이는 7㎜를 약간 넘는다. 암컷은 조금 크지만 수컷보다 1㎜ 정도 더 길다. 가장 작은 성체의 몸길이는 6.45㎜이다. 초미니 양서류들은 발가락 숫자가 적거나 시력이 좋지 않다. 너무 크기가 작아서 제 기능을 못 한다. 브라질 벼룩 두꺼비가 척추동물이 작아질 수 있는 한계에 근접한 크기로 볼 수 있다. 더 작은 척추동물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다.

https://doi.org/10.1111/zsc.1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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