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1975년에서 2020년까지 45년 동안 세계적으로 비만인 사람이 세배나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약 열배나 증가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비만이 심각하다. 도시에 사는 쥐도 그렇다. 우리나라도 성인 남성의 비만이 2008년 35.9%에서 매년 2.1%씩 증가하여 2021년 44.8%로 늘었다. 성인 여성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2단계 이상 비만이 2008년부터 매년 3.1%씩 늘었다. 특히 19~39세 여성은 2단계 이상 비만이 2014년 이후 연 10%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비만아동은 1975년 1100만에서 2016년 1억 2890만 명으로 40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셈이다.
세계비만연맹은 2030년까지 세계 비만 인구가 1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2022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10억 명을 이미 넘어섰다. 8억8000만 명의 성인과 1억59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비만으로, 1990년과 비교했을 때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은 4배, 성인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저개발국가 및 중진국 국가, 특히 폴리네시아와 미크로네시아, 카리브 해,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선진부국보다 더 심하다. 특히 통가, 미국령 사모아, 나우루 같은 남태평양 섬나라의 비만비율이 가장 높아 성인 인구의 60% 이상이 비만이다. 선진국 중에는 미국만 비만이 많다.
2035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이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과체중 인구는 세계 인구의 51%가 되고, 30 이상인 비만 인구는 세계 인구의 24%로 증가할 것이다. 전 세계 과체중 인구 비율은 2020년 38%에서 2025년 42%, 2030년 46%, 2035년 51%로 증가할 것이다. 비만 인구 비율은 2020년 14%에서 2025년 17%, 2030년 20%, 2035년 24%로 꾸준히 늘어난다. 특히 5~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 증가율이 전체 연령층 중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10%에서 2035년에 20%로 높아지고, 여자 어린이·청소년 비만인 비율은 2020년 8%에서 2035년 18%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20세 이상 성인 남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4%에서 2035년 23%로, 여성 비만 인구는 2020년 18%에서 2035년 27%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에도 과식하고 많이 먹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그렇게 뚱뚱한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 수십 년 사이에 인간 유전자가 달라졌거나 갑자기 사람들이 식욕이 강해지거나 참을성이 약화했을 수는 없다. 그 원인은 너무도 단순했다. 바로 가공식품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비만’ 학자들이 2022년 10월 런던왕립학회(Royal Society)에서 토론회를 개최하여 비만이 증가한 원인을 제기했다. 바로 비만의 원인으로 가공식품과 초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을 지목했다. 1970년대 이후 가공식품 또는 초 가공식품 공급이 증가하면서 비만한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초 가공식품 소비는 2001~2002년 53.5%에서 2017~2018년 57%로 증가했다. 이미 식생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대한비만학회 박철영 이사장은 “맛을 내려 설탕·기름에 범벅된 배달음식, 배는 안 부른데 칼로리는 높은 디저트 등 먹거리들이 사악해지고 악랄해졌다. 먹거리를 집중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비만이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2022년 나온 연구는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청소년이 초 가공식품 위주로 많이 먹으면 비만 위험이 45% 높아지고, 복부 비만 위험은 52%, 내장 비만 가능성은 65%나 높다는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