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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삶은 죽음은 하나


쉴 새 없이 흐르는 강은 단 한 번도 같은 강이었던 적은 없다. ‘나’ 자신도 흐르는 강물처럼 단 한 번도 ‘같은’ 나였던 적은 없다. 세포들로 이루어진 우리 몸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끊임없이 죽어 사라지고 새로운 세포가 탄생한다. 자신이 죽음에 이르면 마지막으로 남은 세포들도 죽어간다. 죽음에 가까울수록 세포의 죽는 속도도 가속화된다.


죽음에 이르면 뇌 세포도 기능을 상실해 간다. 치매와 루게릭병을 앓는 사람도 뇌의 죽음과 비슷하다. 뇌 세포 뉴런과 이들의 연결이 사라지고 의식도 사라진다. 한번 고장 나면 돌이킬 수 없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삶을 살아간다.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결국 심장은 뛰지만 뇌는 기능하지 않는 뇌사자에 이른다.


치매와 루게릭병은 ‘산’ 자와 그 가족에게 끔찍한 병이다. 골프가 치매예방에 좋다는 주장이 있지만 루게릭병에는 나쁘다는 연구가 나와 흥미롭다. 남자의 경우 골프, 정원 가꾸기, 목공 같은 취미 활동은 루게릭병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골프는 5년 후 루게릭병 발병 위험을 3.8배 높이고, 오락 댄싱은 2배, 잔디 깎기 등 원예는 1.71배, 목공은 1.76배, 사냥 활동은 1.89배 증가와 연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취미가 루게릭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원인으로 살충제를 꼽았다. 다만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이 약을 많이 쓰는 골프장은 조심할 필요는 있다.

https://doi.org/10.1016/j.jns.2024.122899


‘죽기 직전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도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도 모른다. 사람은 숨지는 순간을 전후해 뇌파가 약 30초 동안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꿈을 꾸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패턴을 보인다. 인생에서 경험한 기억의 마지막 회상일 수 있으며, 죽기 전 마지막 몇 초 동안 뇌를 통해 재생되는 것일 수 있다.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신체에서 유지되는 부분은 청각일 가능성이 있다. 호스피스 환자의 경우 의식이 있거나 없거나 관계없이 들었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 변화가 일반인과 매우 비슷하다. 사람은 죽기 직전 몇 시간 동안 의식이 없더라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삶과 죽음은 하나로 이어져있다. 삶이란 죽음으로 가는 경로이다. 우주가 탄생하고 생명이 나타나고 인간이 출현하여 ‘내’가 왔듯이, 내가 죽고 다시 누군가 태어나 그도 또한 ‘나’라는 의식을 가지고 살다가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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