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데이비드 크리스천이 그 유명한 빅히스토리 책『Maps of Time』에서 세계 인구에 대한 예측을 내놓았다. 지난 2000년간의 세계 인구증가의 추세를 과학적으로 계산한 바에 의하면 인류의 인구증가는 2026년 11월 13일 금요일에 무한대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현재의 인구증가는 지속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21세기에는 인구가 안정을 찾을 것이다. 가장 낙관적인 예측은 세계 인구는 2050~2100년경을 기준으로 90~100억 명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물론 생명과학의 발전으로 100~120억 명까지는 증가가 가능하다. 2000년경에는 세계 인구는 60~70억 명이었으며 그 중 선진국은 10억 명 내외였다. 그러나 2050~2100년경에는 선진국 인구는 거의 변동이 없지만 기타 지역은 50~60억 명에서 80~90억 명까지 증가하는 것이 문제이다.
11년이 지난 2022년 유엔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100년 104억으로 피크를 찍은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3년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2046년 90억 미만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계속 감소, 2100년에는 73억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TFR)은 가임기(15~49살)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를 말한다. 합계출산율은 장기적인 인구 흐름을 예측하는 데 이용하는 지표이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를 대체출산율이라고도 부른다. 합계출산율이 이보다 높으면 인구가 증가하고, 낮으면 감소한다. 2023년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은 인구 대체 수준보다 조금 높다.
2024년 연구결과는 아주 다르다.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여 2030년에는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1년 2.23명이었던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이 2030년부터 인구 유지 수준(2.1명)을 밑돌기 시작해 2050년 1.83명, 2100년 1.59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엔이 2022년 인구보고서에서 제시한 2056년, 2024년 오스트리아의 비트겐슈타인센터가 예측한 2040년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을 웃도는 나라는 2021년 94개국에서 2050년 49개국으로 떨어지고 2100년에는 사하라 사막 이남 저개발국 3개국을 포함해 6개국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 세계 인구 1위 자리를 내준 중국의 경우 예상보다 10년 빠른 2022년 첫 인구 감소 사태를 맞았다.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한국은 2023년 말 현재 0.72명이다. 한국은 2100년 합계출산율 0.82명으로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 자리를 이어갈 것이다.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2100년 0.95명으로, 세기말까지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넘기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다. 1등을 좋아하는 한국에 어울리는 통계자료이다. 2023년 23만 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50년 18만 명, 2100년 6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출산율이 대체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고소득 저출산 국가의 경우 노동력 부족과 의료 시스템,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압박한다. 반면 출산율이 높은 저소득 국가는 늘어나는 인구를 떠받쳐줄 건강, 복지, 교육 투자 재원이 부족해 세계 경제 무대에서 더욱 뒤처질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는 고소득 국가로 보기에는 낮고 저소득보다는 높은 중소득 국가이다. 사회보장비용이 증가하고 경제가 추락하는 양다리를 걸칠 가능성이 분명해 보인다. 2024년은 총선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교육, 복지 등 삶의 모든 면에서 살기 힘든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생명은 생존 환경이 악화되면 개체수가 줄어든다. 최악이 되면 때로는 멸종한다. 합계출산율이 최저라는 것은 환경이 최악이라는 의미이다. 한국은 미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