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은 개인이 사람들과 형성하는 상호작용의 합이다. 관계형성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개체와 집단 생존에 중요하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나 ‘신용’이나 ‘의리’를 강조하고, ‘배신’을 비난하는 현상에는 보이지 않는 생존경쟁이 숨어있다. ‘집단’을 형성해서 공동으로 집단이익을 추구하고 그 집단의 구성원이 이익을 나눠먹는 모습은 인간뿐만 아니라 유인원과 동물계의 특징이다.
사회관계망 안에서 개인의 위치는 얼마나 많은 연결(인맥)을 가졌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사회관계망 형성에는 개인의 매개 중심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개 중심성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개체)가 다른 노드와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를 나타낸다. SNS ‘인싸(insider)’인 인플루언서는 매개 중심성이 높은 대표적인 예다. 많은 생물종에서 개체 연결 능력과 사회관계망 구조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돼왔지만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내성적인 사람은 대체로 그런 생존 ‘게임’에 관심이 없다. 대체로 조용하게 고독한 삶을 살고 진지하다. 내성적인 성격과 수줍음은 차이가 존재한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혼자 있고 싶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주저한다. 반면 내성적인 사람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다른 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아무렇지 않아하면서도 그 시간 이후에는 감정적으로 피로감을 느낀다. 필자가 대표적인 사람이다.
사교적인 행사나 사회관계망보다는 내면의 삶을 더욱 즐기고 이를 통해 행복을 느낀다. 사회적으로 외향적이거나 활동적이지 않을 뿐으로, 친근하고 친밀한 관계 내에서는 더 많은 유대감을 구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친구를 사귀는 것 자체가 피로감과도 연결되어 쉽게 사귀지는 못한다. 그래서 폭넓게 사귀지 않고 친한 친구 몇 명만 선호한다. 단체 활동에서도 대화의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독서나 글쓰기, 음악 등의 예술을 좋아하여 조용히 혼자서 이런 것을 하는 것이 좋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말하기 보다는 글로 쓰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또한 질문에 대한 답에는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 올바른 단어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박경리 시인의 시에 언 듯 보인다. “사람들이 가고 나면 언제나 신열이 난다. 사람이 그리운데, 눈빛에서 배신을 보고, 웃음에서 낯설음을 본다. 나의 불행”
불행
사람들이 가고 나면
언제나 신열이 난다
도끼로 장작 패듯
머리통은 빠개지고 갈라진다
사무치게
사람이 그리운데
순간 순간 눈빛에서 배신을 보고
순간 순간 손끝에서 욕심을 보고
순간 순간 웃음에서 낯설음을 본다
해벽에 부딪쳐 죽은
도요새의 넋이여 그리움이여
나의 불행
박경리
연구에 의하면 낯선 사람, 사물과 상황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기질을 보였던 아이는 집중력이 높아 과제 성취도는 높지만 내성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 일반인보다 우울이나 불안감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사회관계망 형성에 열성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은 매우 다르다. 그런데 그것은 유전성이 있는 것 같다. 초파리를 연구한 결과 사회관계망과 관련된 유전자(CG14109)가 발견되었다. 이 유전자가 관여하는 분자 경로 또는 기능적 세포 회로는 다른 동물 종에서도 보존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메커니즘을 연구하면 사회적 행동의 신경 메커니즘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74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