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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통한 진화=생명다양성

왜 생명의 세계에 섹스에 의한 생식이 나타난 것일까. 생명체들이 왜 섹스를 시작했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성의 분화와 섹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생명계에 섹스가 생긴 것은 병원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유전자가 같은 동물들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의 좋은 먹이가 된다. 병원균이 생명체의 결정적 약점부위를 인식하고 나면, 병원균은 하나의 개체를 공격할 뿐만 아니라 그 개체군 전체를 휩쓸어 버릴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섹스를 통해 번식하는 종은 유전자가 완전히 다른 개체군과 개체를 형성하며, 꾸준히 유전자의 구성을 바꾼다. 따라서 병원균은 유전자가 각각 다른 종을 쉽게 공격하지 못한다. 섹스 없이 증식하는 박테리아도 유전자가 손상되어 불리해지면, 유전자 교환을 통해 형질을 다시 개선하도록 노력한다. 


어떤 우렁이는 주로 섹스와 무관한 방식으로 자가 복제를 통해 증식한다. 그러나 서식지에 기생충이 출현하면 우렁이들은 곧장 섹스로 전환된다. 우리 자신이 개성, 다양성, 탄력성 그리고 섹스로 가득 찬 세계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마 그런 역겨운 식객들 즉 병원균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섹스가 출현한 것은 자연사가 계속 발전해 가는 데 지극히 중요했다. 섹스는 늘 움직이게 할뿐만 아니라 참으로 엑기스 중의 엑기스만 생존하도록 한다. 섹스를 통한 생식은 진화를 촉진시켰다. 섹스에 의한 번식의 출현으로 촉발된 진화속도의 증가는 그렇게도 많은 생명체들이 지구상에 존재하게 하였다.


섹스를 통한 유전자 교환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하여 ‘잡종’이 순종보다 유리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섹스를 통한 번식은 다양한 새끼 또는 후손을 낳아 특정한 질병이 공격할 때 살아남는 개체가 생기게 한다는 의미에서 유리한 것이다. 잡종이나 순종이나 장단점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똥개(mutt)’라고 불리는 잡종은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다. 생물학을 좀 아는 사람은 순종보다 잡종 쪽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순종은 대개 근친교배로 태어나기 때문에 유전자 풀(gene pool)이 좁아 유전 질병에 취약하지만 잡종은 유전적 다양성에 의한 안정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잡종견이 본질적으로 순종견보다 더 건강하다는 믿음은 흔한 오해에 불과하다. 건강 차원에서 순종견이나 잡종견이나 거의 비슷하다. 특정 개 품종에서 자주 발생하는 잘 알려진 질병이 몇 가지 있다. 이 때문에 순종견이 질병에 더 취약하다는 오해가 오랫동안 지속되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개가 건강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은 일반적으로 순종견과 잡종견 모두 비슷하다.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vets.2023.1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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