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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다양성을 촉발한 산소와 자기장 변화



우리는 아직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의 100,000분의 1도 모른다.


아인슈타인


고생대 캄브리아기 이전인 6억~5억 4000만 년 전의 지구에는 ‘에디아카라 파우나’라는 최초의 다세포 동물이 등장했다. 해면과 빗해파리 정도였던 동물이 산호와 해파리 등 자포동물과 좌우대칭동물 같은 다양한 동물로 분화하는 캄브리아기 진화 대폭발 시발점이 됐다. 


현생 누대(Phanerozoic Eon)는 5억4천여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말한다. 생물 화석이 크게 변하는 경계를 기준으로 5.41~2.52억 년 전 고생대, 2.52~0.66억 년 중생대, 0.66억 년 전~현재 신생대로 나뉜다. 현생 누대 직전 짧게 기간에 판노티아(Pannotia) 초 대륙이 형성됐다가 해체됐다. 현생 누대 동안 기온의 급강하로 빙하기에 접어드는 시기는 대량멸종의 시기와 맞물려 있다. 또한 현생 누대에는 생명의 다양성이 크게 확대됐다.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고 풍요로운 열대지방 산악지대에서 생명이 다양해졌다.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약 38억 년 전에 출현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생물들의 조상은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발생한 약 5억4000만 년 전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캄브리아기 생명대폭발과 문어가 놀랍도록 똑똑하고 괴이하다고 생각한 한 과학자는 이 연체동물이 우주에서 온 바이러스에 의해 생겨난 돌연변이이거나, 아예 외계에서 온 생물일 수 있다는 주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5억 4천만 년 전에 갑자기 많은 종의 골격을 갖춘 복잡한 해양 동물들이 출현하여 많은 화석을 남기기 시작하는데, 이를 캄브리아기 폭발이라 한다. 해양 동물 종의 수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원인으로는 9억~6억 년 전 사이에 진행된 해양과 대기 산소농도의 빠른 증가, 캄브리아기 직전에 있었던 초대륙 판노티아의 해체 등이 지목되고 있다. 캄브리아기 폭발은 생명 다양성의 증가에 에너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산소호흡이 제공하는 충분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동물은 감각기관과 운동기관을 가동하여 먹이 사냥에 나설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눈이라는 대상의 형태와 움직임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감각기관을 발명하면서 포식-피식 경쟁이 치열해졌고, 두뇌와 무기 등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개발한 수많은 동물 종이 진화했다. 골격의 발달은 포식-피식 경쟁이 낳은 진화의 발명품이다. 대륙으로부터 해양으로 유입된 칼슘과 인산염 덕분에 껍데기와 뼈의 형성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거나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캄브리아기 전기의 짧은 기간에 35개 문(phylum)이 출현했는데, 이는 현생 동물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몸의 기본적인 구조를 만드는 유전자가 이때 여러 유형으로 분화했음이다. 잘 분해되지 않는 골격 덕분에 현생 누대의 동물들은 풍부한 화석을 남겼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지구자기장과도 관련이 있다. 5억여 년경에는 지구 자기장은 현재나 2000만 년 전의 약 30분의1 수준으로 약했다. 이는 지금까지 측정된 지구자기장의 강도 중에서 가장 약한 것이다. 최소 5억 9100만 년에서 5억 6500만 년 전까지 이런 약한 지자기장이 유지되었다. 이는 5억 7500만 년에서 5억 6500만 년 전에 발생한 산소 증가와 겹치는 시기이다. 자기장의 약화가 산소 증가로 이어져 초기의 복잡한 유기체 진화를 뒷받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 자기장이 약해지면서 지구 대기에 있던 수소들이 우주로 빠져나가 지구 대기와 바다에 산소가 많아져 생물의 종류가 증가하고 복잡성이 다양해졌을 수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3247-024-01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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