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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년 간 진화한 언어

언어의 기원에 관한 주요한 논쟁 중 하나는 언어가 인간만의 고유한 특질인지, 유전자의 돌연변이 인한 뇌구조의 변화로 단기간에 언어를 습득한 것인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진화된 능력인가이다.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언어가 인간만이 고유한 특질이며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하여 뇌구조의 변화로 단기간에 언어를 습득하였다는 주장을 한다. 언어학자 촘스키(Noam Chomsky, 1928~)에 따르면 언어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가진 뇌의 한 부위(modules or organs)의 진화에 따른 것이다. 촘스키는 모든 언어에는 ‘보편문법’이 있으며 인간의 고유한 언어능력은 보편문법과 함께 인간 유전자에 내장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촘스키의 제자였던 필립 리버만(Philip Lieberman)은 언어가 인간 고유의 특질이 아니며 언어는 점진적 진화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인간이 문법적 장치를 타고났다는 관념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며 촘스키에게 반기를 들었다. 수 새비지 럼버(Sue Savage-Rumbaugh)는 영장류가 수백 개의 문장을 이해할 수 있음을 밝혀내 언어가 인간 고유의 특질이 아님을 입증했다.


필립 리버만(Philip Liebermann)은 원숭이는 사람과 구강과 성대 구조가 달라 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과학계도 이를 받아들였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검정짧은꼬리원숭이(Macaca nigra)를 해부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사람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구강과 성대 구조가 있어서 사람의 모음을 비롯해 다양한 발음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숭이의 뇌는 신경 회로에서 인간과 차이가 있어 인간처럼 말을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화를 생각해보면 당연하게도 언어는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특질이며 점진적으로 진화되었음이 분명하다. 모든 동물은 소리를 내서 의사소통을 한다. 척추동물은 폐에서 공기를 위로 밀어 올리면서 목구멍 구조를 통해 소리를 만들어낸다. 다양한 동물이 그들만의 의사소통 체계를 보유하고 있음이 속속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개, 고양이, 개구리, 새 등은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한다. 


소리를 내는 발성에 의한 의사소통은 아주 오래되었다. 이러한 소리 의사소통은 적어도 약 4억700만 년 전에 살았던 동물에게서도 나타난다. 거북과 폐어는 발성으로 소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도 단순한 소리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다양한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사회적 동물에게 의사소통은 집단 결정을 내리고 먹이 사냥이나 새끼 양육 같은 공동 작업을 조율하는 데 중요하다. 


이빨고래 류 중 몸집이 가장 큰 향유고래(Physeter macrocephalus)는 서로 의사소통하는 사교적인 포유류이다. 2024년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딸깍하는 소리의 리듬을 결합하고 다양하게 변조해 인간의 언어와 유사한 복잡한 신호를 만든다. 이것의 기능과 의미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향유고래가 이를 활용해 수많은 의미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유고래의 발성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표현력이 풍부하고 구조화돼 있다. 향유고래가 복잡한 의사소통 시스템을 가졌고, 인간의 발음 시스템이 동물에게도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7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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