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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인간의 탄생

세계 모든 곳에서 아기와 어린 아이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질문을 한다. 질문을 하는 행위는 우리 인간 종에게 아주 중요하다. 학문에서 제대로 된 질문을 제기하는 능력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재능이다. 훈련 받은 침팬지는 자신을 훈련시키는 사람과 초보적인 기호를 사용하여 소통하며 대답까지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스스로 질문을 하는 법은 없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호기심을 보인다. 신생아도 이미 호기심을 갖고 세계를 탐구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1960년대 연구를 보면 생후 2개월~6개월 유아는 반복되는 패턴에 점차 흥미를 잃는다. 유아 때부터 새로운 것에 흥미를 갖는다. 1980년대 연구에 의하면 8개월~12개월 유아는 한 번 장난감에 익숙해지면 흥미를 잃고 새로운 것을 선호한다. 이렇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계속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탐구심이야말로 인간의 고유한 그리고 가장 특별한 특성이다. 이러한 성향은 인간 이외의 동물에서도 나타난다. 까마귀도 호기심이 있다. 까마귀가 도구를 사용해 장치 속에서 먹이를 꺼낼 수 있는 것도 호기심 때문이다.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도 ‘호기심’ 특성이 나타난다. 사람은 일생의 기억 대부분을 잊어버리지만 일부 기억은 장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머릿속에 남는다. 인간의 뇌는 특정 기억을 남기기 위해 범람하는 기억 대부분은 여과시켜 지워버린다. 예측 가능한 경험이나 놀랍지 않은 순간은 기억에서 배제된다. 그러나 해석하기 어려운 경험을 더 오래 기억된다. 예를 들어 외딴 깊은 산속에 철학 책이 하나 놓여있다면 그 기억은 평생 갈 수 있다. 그 책이 왜 그곳에 놓였는지 이해하거나 해석하기 어려워 더 생각하여 오래 기억에 남는다. 뇌는 우리가 잘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우선적으로 그리고 오래 기억한다. 이것이 인간을 탐구하는 인간으로 만드는 동인이다. 그것은 인간을 우주와 생명의 기원과 역사를 탐구하는 인간으로 만들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4-01870-3


이러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유전자도 진화과정에서 나타났다. 호기심은 단일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지만 ‘DRD4’로 불리는 도파민 수용체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 2021년에는 인간의 창의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처음 발견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호모 사피엔스에만 존재하는 창의력 관련된 유전자 267개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로 인류는 예술과 과학을 발전시키고 사회성으로 문명을 만들어냈다. 호모 사피엔스는 창의력 관련 유전자로 수십만 년 동안 일어난 혹독하고 변화무쌍했던 환경에 잘 적응하여 살아남았다. 이렇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생물은 생존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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