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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이 지능이자 학습능력

공감 능력이 지능이자 학습능력


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하는 글입니다.


감성지수에는 인내력이나 의지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도 포함된다. 그런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보다도 성취도가 높다. 어떻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성취도로 연결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입증된 사실이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모두 그렇다는 것을 아니다. 그런 기계적인 관계란 있을 수 없다.


좀 섬뜩한 연구이지만 공감 능력과 관련이 있어 먼저 소개한다. 자기 자신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이다. 이 실험을 보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전기충격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보다 타인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선택을 할 때 뇌신경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활성화 정도가 높아졌다. 특히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으려는 결정을 내릴 때는 의사 결정이나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영역 피질(복내측 전전두엽 피질,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이 활성화되었다. 놀라운 것은 동시에 학습 관련 뇌 부위도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행동하면 학습과 의사 결정과 관련 뇌 부위도 함께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피하려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학습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이 좋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왜 그런지 정말로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밝힌 연구는 아니다.


뇌과학에 의하여 밝혀진 바에 의하면,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피질과 ‘감정’을 느끼는 변연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감정과 학습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뇌가 왜 어떻게 이렇게 진화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학습에 있어서 왜 정서적인 면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남에 대한 배려심이 강하고 동시에 지능이 높은 사람이 자연 선택 되었을 수 있다. 타자를 배려하려면 본능에만 의존해서 살아서는 안 되며 그러려면 좀 더 지적인 능력이 좋아야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많은 집단이 좀 더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고 그 후손도 번창했을 것이다.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개발해 주는 것이 중요함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과학적 사실이다. 물론 그것은 학습 성취도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선행학습과 학원에서 단순하게 문제를 풀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우선 감성 지능이 더 중요하다. 


공감 능력은 거울 뉴런으로 타인의 행위를 관찰해 얻은 정보를 감정 처리 역할을 담당하는 변연계로 이동시켜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 능력은 건강한 대인 관계를 형성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세 청소년 약 200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공감 능력이 좋은 어머니에게 양육된 아이들은 역시 공감 능력이 좋았다. 청소년기에 또래 친구와의 관계도 어머니로부터 경험한 공감 능력을 반복해 실행하고 훈련하는 장이 되었다.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할 때가 많다. 공감 능력을 갖춘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들에게 이해와 지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많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화한 공감 능력은 나중에 자녀를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https://srcd.onlinelibrary.wiley.com/doi/pdf/10.1111/cdev.14109


인간의 공감 능력은 태어난 직후부터 부모와 교감하면서 키워지기 시작한다. 영유아를 키울 때 부모의 따뜻한 사랑이면 아기의 공감 능력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영유아들은 부모와 함께 놀거나 부모가 책을 읽어 줄 때 뇌파가 동기화되면서 뇌신경 네트워크가 발달한다. 생후 9~15개월 된 영유아 18명과 부모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노래를 부르고, 책을 읽어 주도록 하면서 뇌 활동을 측정한 연구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예측, 언어사용, 공감 능력과 관여되는 것으로 알려진 뇌 부위 57곳을 측정했더니 놀이와 책 읽기 등을 함께한 부모와 아이들은 둘 다 뇌파가 동기화되면서 언어와 공감 능력, 예측 관련된 뇌 부위 대부분이 활성화되었다. 반면 아이와 부모가 따로 노는 그룹의 경우는 뇌파가 동기화되지 않는 것은 물론 57곳 뇌 부위 중 활성화되는 곳이 거의 없었다. 특히 공감 능력과 관련된 뇌 부위에서는 활성화가 전혀 되지 않았다. 정말로 놀라운 사실이다. 아이와 부모의 놀이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한 뇌신경 동기화는 아이의 사회성과 언어학습 발달은 물론 어른들의 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자라면서 엄마와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성장기 때 자녀가 엄마와 정신적 교감을 하는 경우가 하지 않는 경우보다 학습과 기억, 인지 등에 관여하는 해마의 성장에 약 10% 정도 더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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