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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un 05. 2024

살이 찌면 좀 어때?’ 사랑이 아닙니다!(2)


비만인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뇌의 노화 속도도 빠르다. 중년의 나이에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뇌가 10년이나 빨리 노화될 수 있다. 과체중인 50세의 사람과 정상체중인 60세의 뇌의 상태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설탕과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고 앉아서 하는 생활이 많아 비만한 사람이 많아졌고 이로 인한 뇌의 ‘과’ 노화는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그래서 ‘원시적인’ 생활양식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을 수 있다. 볼리비아의 열대 우림에서 자급자족 하며 사는 치마네이(Tsimané) 원주민은 현대 유럽인에 비하여 뇌의 노화가 70%나 느리다. 치마네이 족은 신체활동이 많고 채소, 생선, 육류 등 섬유질이 많거나 자연 식품을 위주로 식사를 한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 살이 찌지 않는 건강한 생활은 간단하다. 자연식품을 위주로 먹고 많이 움직이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비만은 남성의 생식능력도 떨어뜨려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자의 허리둘레가 5㎝ 증가할 때마다 정자 농도가 6.3%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다. 과도한 체지방은 염증 분자를 생성해 생식기에 혼란을 일으키고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줄인다. 정자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진다. 두 달 동안 16.5㎏을 감량한 남자의 정자 수가 40%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다이어트 1년 후 다시 점검하자 체중 감량을 유지한 남성은 정자 수가 그대로였지만, 살이 다시 찐 남성들은 정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명확하다. 특히 ‘대사성’ 비만은 건강에 안 좋다. 대사성 비만은 근육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 데다 피하지방보다 내장 지방이 많은 것을 말한다. 자신의 뱃살을 손으로 움켜잡았을 때 ‘듬뿍’ 잡히거나 눌러서 푹신하게 들어간다면 피하지방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손아귀 안에 잘 잡히지 않거나 천장을 보고 누워도 뱃살이 꺼지지 않는다면 내장 지방일 가능성이 많다. 후자인 사람이 대사성 비만이다. 대사성 비만은 체중이 정상이라도 당뇨병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장 지방은 간으로 직접 들어가 지방간을 유발하고 몸 안의 염증도 많이 생기게 한다.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라도 복부 지방이 많은 사람은 심장병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체질량지수뿐만 아니라 ‘허리둘레’도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엉덩이, 복부 또는 허리둘레가 큰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비만 유형보다 사망 위험도 크다. 정상체중이지만 배만 볼록 나온 올챙이배인 사람은 치매 위험이 매우 높다(3~5배). 심지어는 전체적으로 비만인 사람보다도 치매 발병 위험이 3배 정도 높다. 북어, 멸치나 새우를 먹으면 뱃살이 들어든다. 바짝 마르고 뱃살이 없는 해산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인 류신(leucine)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심할 것은 날씬하거나 정상체중이라도 체력이 약하면 사망위험과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60세 이상의 사람 2600명을 12년 동안 관찰 연구한 결과 비만하더라도 체력이 좋을 경우 사망 위험이 낮다. 비만이어도 체력이 강한 사람은 정상 체중이지만 체력이 약한 사람보다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도 낮다. 체중 관리에만 신경 쓰고 체력은 소홀히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체중과 체력 모두를 함께 관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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