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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un 13. 2024

코끼리의 대화

포유동물은 인간과 비슷한 언어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인간과 다른 동물의 언어능력 차이는 그 유전자의 일부 변이 때문이다. 포유동물도 갖고 있는 언어유전자(Foxp2)에 중요한 변화가 발생해 인간 고유의 언어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변이는 공통 조상으로부터 인류와 침팬지 등이 갈라진 뒤 진화과정에서 인간에게 발생한 것이다. 인간의 언어능력이나 지적인 능력이 하루아침에 땅에서 솟아나거나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포유동물인 코끼리와 인간은 수천만 년 전에 진화적으로 갈라진 종이지만 두 종 모두 사회적으로 복잡하고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소리와 몸짓으로 인사를 한다. 몸짓에는 꼬리를 흔들거나 들어 올리는 것, 귀를 펄럭이거나 펼치는 것이 있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귀를 펄럭이는 동작의 조합이 가장 일반적인 인사법이며 이는 수컷보다는 암컷에서 더 많이 사용한다. 이런 행동이 의사소통을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은 흔히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상대방을 대한다. 코끼리도 다른 코끼리의 반응에 따라 인사하는 방법을 달리한다.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들이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발성과 행동을 결합해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과 똑같다. 이런 의사소통 방법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해 많은 동물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코끼리의 사례는 인간과 유인원 이외의 척추동물들도 인사할 때 다양한 제스처와 발성을 조합해 사회적 유대감을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사람만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알려졌다. 야생 코끼리들도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야생 코끼리 17마리에게 코끼리가 내는 소리를 녹음하여 들려주었더니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재생하는 스피커에 더 빨리 다가가고 큰 소리로 반응하였다. 코끼리가 자신을 부르는 호출 소리를 인식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친구나 가족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더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코끼리가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9-024-0242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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