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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스토리]혜성충돌로 탄생한 음악 물리학 전공자

1980년 미국의 물리학자 루이스 앨버레즈와 지질학자 월터 앨버레즈 부자(父子)는 논문을 발표했다. “65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것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기 때문이다.” 10년쯤 지나 멕시코 유카탄반도 북쪽에 있는 거대한 구덩이(멕시코 칙술루브 충돌구. Chicxulub crater)가 외계 물체와 부딪혀 생긴 충돌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6500만 년 전 지름 2.6~2.8㎞짜리 소행성이 충돌한 증거이다. 이정도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로 떨어지면 온도가 태양 표면의 10배 정도인 6만도까지 치솟고 연쇄지진, 화산폭발, 해일, 화재로 하루 만에 십억 명 이상이 죽을 수 있다.


이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벨트에서 온 것이라는 가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다른 가설도 있다. 2021년 태양계 끝에 있는 오르트 구름에서 온 혜성이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쪼개진 파편이 충돌한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러한 주장은 통계분석과 중력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한 것이다. 지구에서 발견된 ‘칙술루브’ 정도의 충돌구들이 탄소화합물을 많이 포함한 탄소질 콘드라이트(C-콘드라이트) 충돌체가 충돌했을 때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소행성보다는 혜성 파편 충돌 가설을 뒷받침한다. 장주기 혜성은 대부분 탄소질 콘드라이트 성분을 갖고 있는 반면 소행성 벨트의 소행성은 약 10분의 1만 이런 성분을 갖고 있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계 끝을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태양을 공전하는데 200년 이상이 걸리는 장주기 혜성은 여기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혜성은 목성의 중력으로 태양 쪽으로 밀려와서 태양을 스쳐 지나간다. 이 때 혜성이 태양에 가까운 부분과 먼 곳의 중력이 차이가 나서 파편으로 나누어진다. 태양으로 끌려오는 혜성의 약 20%가 이러한 일을 겪는다. 이렇게 파편화하면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10배가량 더 높아진다. 이러한 논문을 발표한 아미르 시라즈(Amir Siraj)는 뉴잉글랜드음악원 피아노 석사 과정과 하버드대학 천체물리학 학사 및 석사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는 특이한 사람이다. 박사과정도 아닌 석사과정 학생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1-82320-2#citeas


아무튼 이러한 충돌로 공룡이 멸종하고 조류와 포유류가 약진하였다. 과거 과학자들은 공룡이 중생대 말에 모두 멸종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깃털 공룡이 발견되고 수각 류 공룡과 조류의 연결 고리가 밝혀지면서 비 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만 멸종했다는 관점의 변화가 일어났다. 과학자들은 중생대부터 오늘날까지의 새와 공룡 진화를 연속선상에서 본다. 2014년 여러 학술지에는 공룡이 멸종하고 1천만~1천500만년 동안 조류의 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빅뱅’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조류 48종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조류도 소행성 충돌에서 단 몇 계통만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1만종이 넘는 지구상 조류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집단으로 진화했다.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 또는 혜성의 파편이 지구 생물을 대부분 멸종시켰다. 하지만 살아남은 종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대진화를 이루어 조류와 포유로가 되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인간이 나타났다. 물리학자 루이스 앨버레즈와 지질학자 월터 앨버레즈 부자(父子)와 음악과 물리학을 전공하는 아미르 시라즈(Amir Siraj)가 탄생하여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과 혜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출처: https://blog.naver.com/ksk0508live/222246336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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