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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았다면 수십 년에 시작된 것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암은 피할 수 있을까? 아니 누구나 암을 피하고 싶다. 암에 걸리는 원인은 많다. 암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이다. 암 환자가 처음으로 암 진단을 받는 평균나이는 66살이다. 통상적으로 암은 노화와 관련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암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축적되는 DNA 돌연변이 때문이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악성 암세포가 성장할 수 있는 돌연변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악성 종양을 억제하는 면역도 약해진다. 암 진단은 대체로 60~70대 즈음에 최고에 이르고, 이후에는 감소한다. 돌연변이나 면역력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생활습관으로도 어느 정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다. 그래도 암에 걸린다면 그것은 ‘운’이나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죽음을 피해갈 수 없듯이,


75세가 넘으면 암 발병률이 상당히 떨어진다. 실제로는 고령층도 중장년층과 암 발병률이 비슷하지만 75세 이상의 사람들은 암이 진단되지 않거나 보고되지 않았을 수 있어 감소정도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생쥐를 대상으로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20여개의 유전자를 비 활성화시켰더니 어린 쥐에서 종양이 더 크고 많이 발생하였다. 늙은 쥐에게는 암을 억제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증거이다. 특히 폐암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특정 단백질(NUPR1)의 생산이 늘어나 암의 급속한 성장을 억제한다. 이를 비 활성화시키면 늙은 쥐도 어린 생쥐와 같이 종양이 발생했다. 인간도 80세가 넘으면 55세 이하보다 폐 조직에 이 단백질을 많이 갖고 있다. 폐암은 암 발병률이 실제로 감소하는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4-02107-z


암세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종양으로 자란다. 암이 발생했다면 그것은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씨앗이 생기고 조금씩 자란 결과이다. 2021년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63세인 백혈병환자는 44년 전엔 대략 19세, 34세인 백혈병환자는 25년 전인 9세 때 변이세포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에 변이가 생긴 뒤 각각 44년, 25년이 지나 암이 발병한 것이다. 한 개의 돌연변이 세포는 10년간 100개 정도로 늘었고, 시간이 더 지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유전적인 요인은 바꿀 수는 없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그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도 있다.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제한된 자유의지이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세포 분열 때마다 유전적 변이가 쌓인다. 변이가 쌓이면 암이 생긴다.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변이는 실제로 암 진단이 내려지기 수십 년 전에 생긴다는 것은 이미 설명했다. 유전적 변이가 수십 년간 서서히 자라 결국 암 종양으로 발달한다. 이러한 사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암 유전체 분석(Pan-Cancer Analysis of Whole Genomes, PCAWG)’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되었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와 의사 등 1300여명이 38개 유형의 암과 관련된 2천658개 유전체를 전수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23건의 논문으로 작성돼「네이처」,「사이언스」등에 발표됐다. 암 종양이 평생에 걸쳐 발달하고, 그 초기에 생긴 변이는 수십 년 후에 종양으로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한 것이다. 암의 예방과 치료를 위하여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다. 기초과학이나 의학연구 예산을 삭감하는 무지한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인간의 ‘자연’ 수명은 40세가 되지 않는다. 의료와 보건이 없다면 인간은 손주를 보지 못하고 죽는다.


과학연구가 실제로 인간에게 적용되려면 오랜 임상실험과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 그리고 자기관리이다. 그것은 살아야하는 인간에게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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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고통 받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평화를 바라며,

오류와 잘못을 기억하고 반성하며,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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