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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모르는 대륙형성 시기. 과학은 무지의 학문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독일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L. Wegener, 1880~1930)가 1912년 쓴 『대륙의 기원』을 통해 처음 주장한 대륙 이동설의 시초가 된 땅이다. 대륙 이동설은 맨틀 대류설, 해양저 확장설을 거쳐 판 구조론으로 발전했다.


판 구조론은 지각의 거대한 판이 맨틀을 떠다니며 지금의 대륙을 형성했다는 이론이다. 지구 암석 중 30억 년 이전에 만들어진 암석은 드물다. 이 때문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판이 언제 처음 움직였는지에 대한 증거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과학자들이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40억 년~25억 년 전인 시생누대에 시작됐을 것이라 추정한다. 일반적으로 약 30~31억 년 전 지구의 뜨거운 맨틀을 덮은 지각이 굳어질 만큼 지구가 충분히 식은 후에 시작됐을 것으로 본다. 지각 조각이 맨틀로 떨어지며 화산 폭발을 일으키고 섬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최초의 대륙이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지구는 대륙판이 수억 년을 주기로 헤쳐모이기를 반복하였다.


가장 유명한 초 대륙이자 최후의 초 대륙인 ‘판게아’는 약 3억 년 전, 고생대 말기부터 중생대 초기까지 존재했다. 판게아 이전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 대륙은 서너 개이다. 지르콘 광물과 수동형 대륙주변부를 분석하면 선캄브리아 시대에는 서너 번의 초 대륙 시기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초 대륙이 형성되거나 분리되는 시기에는 지르콘이 많이 생성되고 초 대륙 상태를 유지할 때는 지르콘 생성이 줄어든다.


지르콘(Zircon)은 마그마 등 화성암에서 생기는 것(I-type)과 육지 퇴적암에서 형성되어 맨틀로 가라앉았다가 화산 폭발로 밖으로 나오는 것(S-type)이 있다. 서 호주 잭힐스(Jack Hills)에서 발견된 지르콘을 분석한 결과 대륙 형성과 판 이동이 기존 이론보다 10억 년 일찍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분석한 지르콘 중 3분의 1 이상이 S형이었고 그중에는 최대 42억 년 전에 형성된 것도 있었다. 판 구조론의 시작 시기가 최소한 42억 년 이전이라는 증거이다. 이에 대해 일부 과학자들은 지각 물질이 맨틀로 가라앉는 것은 소행성 충돌 등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한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5160121


지구상 생명이 거의 40억 년 전에 나타나고 30억 년 전에 판구조가 형성되었다면 생명은 판구조가 없던 시기에 출현한 것이 된다. 만일 42억 년 전이 맞는다면 거의 40억 년 전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과 연관된다. 대륙형성과 판 이동은 생명의 탄생과 번성 그리고 쇠퇴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륙형성과 생명현상의 관계는 중요하다. 30억 년 전인지 40억 년 인지는 10억 년의 갭이 존재한다. 좀 더 많은 연구가 기대된다. 우리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과학은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려주는 학문이다. 과학의 ‘무지’의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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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기억하고 반성하며,

인간과 세계의 고통을 깨닫고 평화를 바라며,

인간을 사랑하고자 기도하며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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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는 글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화나 토론모임을 하면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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