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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이전!?

빅뱅 이전!?


현대과학은 우리 우주의 탄생을 빅뱅이론으로 설명한다. 현대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7억 년 전 무한히 작은 점(singularity)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빅뱅이전엔 무엇이 있었는지 빅뱅은 왜 일어난 것인지는 대답되지 않았다. 


그런데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 사람들은 늘 이러한 질문을 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과학은 ‘왜’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라는 물음에 답하는 학문이다.”라고 답할 뿐이다. 그리고 “빅뱅과 함께 시간과 공간이 창조되었으므로, 그 전이란 말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하지만 우리는 늘 찝찝하다. 


우주가 빅뱅으로부터 기원했다는 강연을 들으면 바로 ‘빅뱅 이전에는 뭐가 있었나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이와 유사한 질문은 4세기 기독교에도 등장했다. ‘태초 이전에는 신은 무엇을 하셨는가?’라는 질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천지가 창조됨으로써 비로소 시간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세상이 만들어지기 ‘이전’은 없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신께서 그런 질문을 깊게 파고드는 사람을 가두기 위해 지옥을 만들고 계셨다.”라고 했다고 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는 신이 우주를 만들기 이전에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잘못된 질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빅뱅 이론은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특이점(singularity)은 물리적 법칙과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그 때 그곳의 온도와 밀도는 무한대에 가까웠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그러한 현상을 다룰 아무런 방법이 없다. 빅뱅이론이 과학이론인데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과학자들은 빅뱅의 시작단계에 대하여는 아무 것도 모른다. 아인슈타인의 놀라운 과학 이론도 특이점 앞에서 파탄 나는 것이다. 우리가 빅뱅에서 우주가 출발했다고 말하지만 그 출발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못하고 증거가 없다. 특이점은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방정식이 유효하다는 전제로 추론을 한다.


‘빅뱅 이전’이 가능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제안한 연구는 있다. 보데-구스-빌랜킨 이론(The Borde–Guth–Vilenkin, BGV theorem)을 기초로 한 것이다. 이 이론은 특이점이 있어야 함을 증명했지만 특이점이 어디 인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1916년 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는 회전하지 않고 전하가 없는 구형의 블랙홀의 아인슈타인 중력 방정식의 해를 밝혀냈다. 이에 따라 물리학자들은 사건의 지평선을 물리적 특이점으로 보았다. 1924년 아서 에딩턴(Arthur Eddington)은 다른 좌표계를 사용하면 특이점이 사라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곡률이 무한대가 아닌 좌표 특이점은 통과할 수 있는 특이점이다. 우주 초기에 물질이 없이 플라즈마로 이루어졌다면, 무한대를 피할 수 있는 좌표 특이점이다. 물질의 양이 암흑에너지의 양에 비해 무시할 정도라면 특이점이 제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경계 ‘너머’를 말할 수 있다. 우주의 역사가 빅뱅 이전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다. 초기 우주에 에너지보다 물질이 더 많았다면 중력의 법칙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는 물리적 곡률 특이점이 될 것이다. 이는 양자 중력 이론을 향한 디딤돌이다.

https://arxiv.org/abs/2305.01676


참고로 보데-구스-빌랜킨 이론(The Borde–Guth–Vilenkin, BGV theorem)은 역사 내내 팽창한 우주는 무한할 수 없으며 시공간 경계를 가진다는 것을 연역해낸 이론이다. 명칭은 세 사람 아빈드 보데(Arvind Borde), 앨런 구스(Alan Guth)와 알렉산더 빌렌킨(Alexander Vilenkin)의 이름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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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 오류와 과오를 기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줄이고

인간을 사랑하고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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