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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의 진화와 인간문명

칠성장어나 먹장어는 원구류라고 부른다. 칠성장어는 산악지대 강 상류에 살고 먹장어는 바다에서 다른 물고기에 붙어 기생한다. 이들은 척추동물이 나타나기 전에 살았던 동물로 추정된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척추동물은 턱이 있다. 척추동물의 99.8%는 이가 있는 턱을 가지고 있다. 인간도 그렇다. 척추동물은 턱이 없으면 먹지 못한다. 장어는 자신보다 작은 동물을 잡아먹지만, 척추동물보다 원시적인 척색 동물인 칠성장어는 다른 물고기에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체액을 빨아 먹는다. 


유전자를 통해 추정한 결과 턱 달린 척추동물은 4억5000만 년 전에 나타났다. 척추동물이 나타난 후 수천만 년이 지난 후이다. 칠성장어나 먹장어는 턱뼈가 없고 어류보다는 하등한 동물이지만, 물에서 살아 편의상 어류로 본다. 척추동물이 턱을 가지기 전에 다른 동물로부터 원구류가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척추동물은 척추가 진화로 나타났고 이후에 턱이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턱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진화되었음을 의미한다. 턱에 자부심을 가져야함을 의미한다. 턱이 있기 때문에 가족들이 둘러 앉아 식탁에서 도란도란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할 수 있다. 턱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인간도 다른 동물의 체액을 빨아먹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물고기는 턱이 있어서 인간이 미끼로 던진 낚시 바늘에 잡힌다.


턱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척추동물은 맛도 느끼게 되었다. ‘좋은’ 맛과 ‘나쁜’ 맛을 구별하여야 했을 것이다. 나쁜 맛이란 위험한 음식과 환경을 의미했다. 위험을 인지하고 위험한 것을 먹지 않기 위해서이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그리고 인간 같은 척추동물은 대게 신맛을 느낀다. 이것은 신맛이 수억 년 전 척추동물에서 기원했음을 가리킨다. 모든 척추동물은 맛을 감지하는 수용기 세포가 혀의 맛봉오리에 모여 있다. 최초의 척추동물, 곧 고대 어류에도 신맛을 감지하는 수용기가 있다. 당시 물고기는 물속 환경이 산성으로 바뀌는지 여부는 생존에 결정적이었다. 물속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물에 녹은 탄산에 의해 물이 산성으로 바뀌고 이는 물고기의 신진대사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이를 감지하는 것이 생존에 중요했기 때문에 신맛을 느끼는 진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물고기가 생존을 위해 감지하기 시작한 신맛은 최초의 맛이 됐다. 나중에 포유류는 신맛을 입으로 느끼지만 물고기는 피부로 알아차렸다.


약 5억3000만 년 전 고생대 초기 바다에는 작은 벌레 같은 물고기가 살았다. 이들은 턱도 이빨도 없이 작은 구멍 같은 입만 있었다. 하지만, 등뼈(척추)가 있어 이후 동물의 조상으로 추정된다. 진화가 일어나 물고기에 턱이 생겨 다양한 것을 먹게 되면서 위험한 것을 먹지 않기 위해 쓴맛을 감지하는 센서가 나타났다. 원시 어류에서 인류의 조상과 가오리 및 상어가 분리된 것은 약 4억5000만 년 전 고생대이다. 쓴맛을 감지하는 것은 공통조상에 나온 셈이다. 가오리와 상어도 쓴 맛을 알 수 있다. 쓴맛을 느끼는 센서를 발현하는 유전자(TAS2R)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유전자는 인간도 가져 미각을 느끼는 감각 기관에서 발현된다.


약 4억 년 전 턱이 달린 척추동물을 출현시킨 핵심 유전자가 칠성장어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턱의 기원은 고대 어류일 수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9-024-02476-8

4~5억 년 전 고대 어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최초의 턱 달린 척추동물은 멸종한 ‘가시 상어’일 수 있다.


2022년 중국 남부에서 보존상태가 아주 좋은 당시 물고기 화석 산지 2곳을 발견했다. 4억4000만 년 전 당시 이미 어류가 번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화석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랜 턱 달린 물고기보다 1500만년 앞선다. 이 물고기는 큰 두개골에서 양쪽으로 두 개의 지느러미가 뻗어있는 형태였다. 팔과 다리의 이전 단계인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로 분리되기 전 원시 상태를 보여준다. 척추동물에서 가슴과 배지느러미가 각각 팔과 다리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해왔다. 이 고대 물고기의 양쪽 지느러미는 나중에 배와 가슴 부위로 분리되었다. 이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 새, 고래, 박쥐, 사람의 팔다리가 되었다. 인간은 물고기로부터 진화한 팔다리로 수영을 잘한다. 올림픽에도 수영은 메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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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기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줄이고

인간을 사랑하고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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