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칙칙한 인간의 등장과 화려한 새의 재앙

1970년대에는 원인류와 침팬지가 최소한 1천 5백만 년 전 많게는 3천만 년 전에 분리되었다는 주장이 있었다.  공룡이 멸종하던 시기인 약 6천 5백만 년 전 포유류는 서로 급속하게 분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유류의 유전변화율(rate of genetic change)의 비교가 가능해졌다. 인간과 침팬지는 주요 포유류들 간의 차이에 상당하는 약 10%만큼만 서로 차이가 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것은 약 5~7백만 년 전에 서로 분리되었음을 암시하는 결과이다. 유전학자들이 DNA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인간과 침팬지의 분리 시점이 500만~700만 년 전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들이 분리되던 시기에 인간과 침팬지와는 달랐겠지만 현대인류와 현대침팬지의 공통조상이 살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과거에는 서아프리카처럼 나무가 우거진 지역을 선호하는 침팬지들이 건조한 대지구대에서 산 적이 없었고 인류가 초원지대로 이동하면서 인간과 침팬지의 분화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믿어 왔다. 그러나 2005년 침팬지가 살지 않았다고 여겨온 동아프리카의 대지구대(大地構帶)에서 침팬지 화석과 인류의 화석이 발견됐다. 이 화석들은 과거에 인간과 침팬지가 같은 장소에서 공존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인간과 침팬지가 지역적으로 분리되어 살게 됨으로써 인류가 출발했고 직립 보행이 시작된 것으로 생각했지만 반대로 두 종이 같은 곳에서 살았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어 인류의 진화적 분기의 원인을 재고해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침팬지는 39.7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 열대에 살던 원 인류는 점차 털이 없어지면서 강한 자외선 때문에 피부색으로 단색이었다. 이들이 유라시아 등으로 이주하면서 자외선이 약한 지역에서는 백인과 황인으로 피부색이 진화하였다. 인류의 피부색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되지만 원 인류가 살던 아프리카 열대지방의 새들은 화려하다. 현존하는 조류 5천여 종의 새를 분석한 결과 독특한 색을 지닌 조류 65%와 다양한 색을 띄는 조류 91%는 열대지방에 주로 서식한다. 새의 색깔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차분한 색이고, 열대 지역에 가까워질수록 화려하다. 원 인류와 침팬지가 살았던 아프리카 같은 열대지방에는 화려한 새들이 많이 산다. 새의 색이 열대 지역에서 진화해 확산했는지, 열대 지역으로 이동한 새들에게서 나타난 특이 현상인지 확실하지 않다. 2024년 시뮬레이션 연구결과에 의하면 열대 지역 밖에서 화려한 색을 가진 새들이 수백만 년 전 열대 지역으로 이주해 다양한 종으로 분기됐다. 화려한 색의 새들이 열대 지역으로 많이 이주하면서 다채로운 색을 보이게 된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9-024-02487-5


새의 깃털이 아름다운 건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색깔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새는 사람이 보지 못하는 색과 자외선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형형색색의 깃털을 가진 새들이 멸종위기에 몰렸다. 독특하고 화려한 새들이 애완동물로 밀렵당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화려한 색으로 진화한 새들이 이젠 인간선택에 의하여 반대로 줄어드는 ‘진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자행하는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변화는 예측할 수가 없다. 코로나19 같이 어떤 재앙이 닥칠지도 예측이 어렵다. 지구상에서 단 한 종이 다른 모든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일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기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인간을 사랑하고자

읽고 배우고 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턱의 진화와 인간문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