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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년 전 인류의 조상

지구상에 육상동물이 처음 등장한 이후로 크게 네 개의 거대왕조를 이루어왔다. 첫 왕조는 터벅터벅 걸어 다니던 원시적이면서도 거대했던 양서류와 파충류이다. 초기파충류는 단궁(單弓) 형, 무궁(無弓) 형, 광궁(廣弓) 형, 이궁(二弓) 형이다. 그런 이름들은 두개골의 옆면에 있는 작은 구멍의 수와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생물학이나 고대 생물의 이름은 익숙하지 않다. 우리의 기원을 찾으려면 차분하게 읽어보아야 한다.


단궁 형은 네 개의 줄기로 갈라졌지만, 페름기(2억 5천만 년 전쯤) 이후에는 그중의 하나만 살아남게 되었다. 우리가 속한 그 줄기는 수궁(獸弓) 형으로 알려진 원시 포유류로 진화했다. 수궁 형 파충류에게는 사촌격인 이궁 형은 진화를 해서 공룡 등이 되어 심각한 위협이 되었다. 결국 수궁 형 파충류는 거의 대부분 사라졌지만 아주 적은 소의 수궁 형 파충류는 작고, 털을 가지고, 굴을 파고 살도록 진화해서 아주 오랜 세월동안 숨어 있다가 작은 포유류로 태어나게 되었다. 이들이 우리의 멀고 먼 조상이다.


포유류의 초기 조상은 지금보다 성장속도가 느리고 오래 살았다. 스코틀랜드 스카이 섬에서 1억6600만 년 전 포유류 화석이 발견됐다. 현생 소형 설치류와 무게는 비슷하지만, 성장 속도는 설치류보다 훨씬 늦어서 오래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천천히 자라는 동물이 노화 속도도 늦고 오래 산다. 그러나 오래 살지만 진화 속도나 번식 속도가 느리다. 수명이 짧으면 번식 속도와 진화 속도가 빨라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고 멸종 위험도가 낮아진다. 시간이 흘러가자 중생대 포유류는 빨리 자라고 빨리 죽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래서 진화가 빨라지고 중생대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수명이 길면 개체는 좋지만 종 전체의 진화에는 불리한 셈이다. 수명이 짧아진 포유류가 진화속도를 가속하면서 살아남아 인간의 조상이 된 셈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인간 종 전체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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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극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인간적으로 사랑하고

읽고 배우고 씁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7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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