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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간 호미닌 호모 사피엔스

사람 속(Homo)이 우리 인간이다. 우리 인간은 사람 족(Hominini)으로부터 사람 속과 침팬지로 분리되었다. 흔히 부르는 호미닌(hominin)은 바로 사람 족(hominini)의 단수형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인간은 호미닌으로부터 진화하여 사람(사람 속)이 되었다. 이 책에서 ‘인간의 기원’으로 다루는 범위는 바로 사람 속이다.


우리가 인간은 ‘사람 속(Homo)’이다. 사람 속은 앞에 ‘Homo’라는 이름을 붙인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어의 ‘호모’가 그것이다. 사람 속(Homo)은 현생인류와 그 직계 조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호모 에렉투스도 사람 속에 속한다. 사람 속은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멸종했다. 


생물의 분류는 동물계와 식물계로 나뉘는 ‘계’가 가장 상위 개념이고 종이 가장 하위 개념이다. 18세기 생물학자 칼 린네(Carl von Linné, 1707~1778)의 분류에 의하면 인간은 인류는 동물계, 척삭동물문, 포유강, 영장목, 사람과, 사람속, 사피엔스종이다. 사람은 영장 목 중에서도 사람상과(Hominoidea)에 속한다. 린네는 인간 종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명명했다. 호모(Homo)는 속명, 사피엔스(sapiens)는 종 이름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현생인류 종을 뜻한다. 넓은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와 멸종한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 등이 있다. 


호미닌 또는 사람 족(Hominini)은 침팬지와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왔던 인간의 조상을 포함한다. 침팬지는 사람 족에 속하며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이다. 사람 족은 사람 속(Homo)과 침팬지 속으로 나누어진다. 생물학자 린네의 분류에 의하면 인간은 사람 속 중 호모사피엔스 종,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 아종이다. ‘사피엔스’라고 부른다면 종이나 아종을 통칭하는 것이다.


사람 족과 고릴라를 합쳐서 사람아과(Homininae, ‘호미니네’)라고 부른다. 사람아과에는 사람과 침팬지 및 고릴라가 있다. 사람과 침팬지는 사람 족이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아과에 속한다. 고릴라는 초식성이지만 침팬지는 육식을 하는 잡식성이다. 침팬지는 공격적이고, 부계사회를 이루며, 유전자와 뇌 구조 면에서 인간과 가장 가깝다. 


사람아과보다 더 큰 분류가 사람과다. 명칭은 ‘사람’ 과이지만 오랑우탄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사람과(Hominidae, 호미니드)는 사람아과와 오랑우탄아과(Ponginae) 둘로 나누어진다. 대형 유인원(great apes)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아과에 속하는 사람, 침팬지와 고릴라 그리고 오랑우탄아과로 나누어진다. 


우리 인간은 사람 속인 호모이고 침팬지와 함께 사람 족, 고릴라와 침팬지와 함께 사람아과이며 크게 사람과에 속한다. 현생 인류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 속이고 나머지는 멸종하였다. 사람을 뜻하는 영어단어가 비슷비슷하여 기억하기 어려워 늘 혼란스럽다. 


우리가 인류의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자신의 기원을 찾는 열망 때문이다. 2021년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고인류를 발견했다는 논문이 나왔다. 바로 ‘호모 보도엔시스(Homo bodoensis)’이다. 연구진은 호모 보도엔시스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직계 조상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에 참가한 학자 중에 한국인 입양인인 크리스토퍼 배(Christopher J. Bae) 하와이 대학 인류학과 교수가 있다. 그는 2017년 현생 인류의 조상이 12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로 넘어왔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해 주목을 받았다. 그 전까지만 현생 인류가 아시아에 넘어온 시점이 6만 년 전이라는 게 정설처럼 굳어져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 자체를 뒤흔들었다. 배 교수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 고인류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입양 후 고통 속에 살았다. 미국 백인 가정에 입양됐지만 양부모의 보살핌 없이 견뎌야 했다. 양부모에게 친아들이 생기면서 그를 사실상 내버려뒀기 때문이다. 양부모와의 갈등에 인종차별에 시달리며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그는 한국인 아내를 만나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뤘다. 배씨라는 성은 장모의 성을 딴 것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만든 건 자신의 뿌리를 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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