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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속도의 변화와 슈뢰딩거 책 "생명이란 무엇인가"

현재 지구의 자전 주기는 약 24시간이다. 그 시간에 맞추어 시계를 만들고 약속을 하고 삶을 이어간다. 


20세기 중엽 지구의 자전 속도가 일정하지 않으며 극히 미세하지만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1초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고, 점점 길어진다. 하루 길이는 조금씩 변화한다. 지난 수천 년 동안 하루의 길이는 달의 중력에 의해 100년마다 2.40±0.01㎳(밀리 초, 1000분의 1초) 정도 길어졌다. 2억 년쯤 지나면 하루가 25시간이 된다. 인간이 2억 년쯤 살면 그 변화를 피부로 느낄 것이지만 우린 못 느낀다. 인간의 몸은 먹고살도록 진화되었고, 우주와 자연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태양과 달의 조석력, 지구 내부 구조의 움직임 등에 따라 변화한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달 때문이다. 하루 길이가 달라지는 원인은 달의 조석 마찰이다. 달 중력에 의해 바닷물 높이가 달라지는 조수가 일어나면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진다. 달은 지구에서 38만 4400㎞ 떨어진 곳에서 공전한다. 또한 달은 매년 약 3.8㎝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구의 자전 속도도 매우 천천히 감소하고 있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도 자전 속도를 늦추는 원인이다.


과학자들은 1년에 한 줄씩 나이테가 생기는 산호 화석을 분석해 약 4억 년 전에는 하루가 22시간이었다는 것을 밝혀냈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를 보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다.


달이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과거에는 달이 지금보다 지구에서 멀었던 적이 있다. 지난 5억 년간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자전이 빠르게 크게 변했던 시기가 두 번 있었고, 지구와 달의 거리는 지금보다 약 2만㎞ 더 멀었다. 약 6억 5000만~5억 년 전과 약 3억 4000만~2억 8000만 년 전에는 지구의 하루가 26.2시간이었다. 지구의 자전이 늘어왔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조석 소산(tidal dissipation) 활동이 지구의 자전축 회전을 느리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조석 소산은 조류의 해저 마찰로 인하여 지구 자전이 느려지는 것을 말한다. 조수의 상승과 하강에 따라 해안선에서 퇴적물이 운반되고 분산되는 과정에서 조류의 해저 마찰이 일어난다. 하루가 2시간 넘게 길어지면서 일조량이 늘었고, 일조량의 변화는 태양 에너지와 지구 산소량을 증가시켜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시기에 생명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317051121


우주와 생명의 역사는 맞물려있다. 물리학과 생물학도 맞물려있음을 의미한다. 슈뢰딩거가 쓴『생명이란 무엇인가』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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