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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닮아가는 것은 얼굴이 아니라 성향

부부는 살면서 닮아간다고 말한다.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생활환경에서 살아가면서 닮아간다는 설명이다. 그럴까? 이런 믿음은 1987년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B. Zajonc, 1923~2008)의 연구결과에서 나타났다. 부부를 관찰한 결과 결혼할 때보다 25년 후 부부의 얼굴이 더 비슷하다는 결과였다. 이후 다른 연구자들이 이 내용을 재검증하려 해봤지만,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2020년 연구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전반적으로 결혼 초 얼굴이 결혼 수십 년 후 얼굴보다 서로 더 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개성이 얼굴에 더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애초부터 서로 닮은 사람을 배우자로 택한 것이다.


부부는 서로 닮은 배우자를 선택하기도 하고 전혀 반대 사람을 선택하기도 한다. 남녀가 사랑을 할 때 서로 성향이 다른 남녀가 이성적으로 더 끌린다고 한다. 하지만 비슷한 성향의 사람에게도 끌리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적당히’ 자신과 닮은 사람을 선호한다. 외모가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선택적 결혼(Assortative Mating)이라고 부른다. 일부 부부나 커플들은 너무 닮아 형제자매로 오해 받기도 한다.


남녀가 만나 사귀다보면 정서적으로도 유사해진다. 물론 상대방을 더 배려하는 사람이 상대방에 맞추어 유사해진다. 정서적으로 공감하면서 오래 사귈 수 있다. 오랫동안 유지한 커플은 외모가 닮은 면도 있고 정서적으로도 점점 더 비슷해진다. 긴 세월을 함께 하는 부부는 말할 것도 없다. 부부는 처음에는 다른 성향이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해진다. 이러한 현상을 외관 수렴(convergence of appearance)이라고 부른다. 부부가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닮아가는 여러 이유가 제시됐다.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를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부부도 서로의 스타일이나 목소리, 습관 등을 배울 수 있다. 오랫동안 살다보면 개인고유의 특징은 점차 배우자의 것을 흡수하여 변할 것이다.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한 부부들은 면역 체계 역시 유사하게 변화되는데, 이는 습관과 생활 방식의 유사성 때문으로 나타난다. 특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일수록 유사성은 더욱 커진다. 그동안 공유한 경험 역시 부부의 유사성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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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극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사랑하고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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